20층 이상의 신축 고층 아파트들이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던 신흥 도시에서, 15층으로 높이 제한이 있는 오래된 도시로 이사를 한 지 오늘로 열흘이 지났다. 그동안 짐 정리를 하느라 거실과 방에서 창을 통해 내다보는 풍경만 즐기다가 짐 정리가 대강 완료되면서 숲을 찾아 나섰다.
이곳은 유난히도 편백숲이 많다. 집 뒤 산은 말할 것도 없고 차를 타고 10분 이내 거리에 편백나무들이 빽빽한 숲을 만날 수 있다. 나와 아내가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자연이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닌 내 몸을 담궈둘 수 있는 자연이 우리에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풍욕장, 낱말이 다소 생소할 지 모르겠지만 이 정자를 쉼터 삼아 주변의 나무들과 호흡을 나누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누구라 책임자를 지정해 두지도 않았지만 빗자루가 걸려있고 청소가 깔끔하게 되어 있다. 바람이 가져온 낙엽이라도 딩굴고 있으면 빗자루로 쓸고 누우면 된다.
이곳은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길이 하도 여러 갈래로 잘 나 있어서 숲속을 지그재그로 왔다갔다해도 된다.
오늘은 바닷가다. 이곳도 집에서 차로 1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요즘은 햇볕사냥하기에 더 없이 좋다. 어깨 위로 쏟아져 내리는 햇볕이 살을 알맞게 데워준다.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걷고 집에 돌아오면 꿀잠으로 이어진다.
이건 인공조형물이다. 조명이 켜지면 예쁠 것같다. 날이 더워지면 밤에 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