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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121

통영 문화 기행(2) 유치환의 직업은 교사 혹은 교장이었고, 김춘수는 교수, 국회의원이었다. 약간은 다른 길을 걸었지만 사후 그들의 공통 칭호는 시인이다. 그것도 통영이 낳은 한국의 대표적 현대 시인이다.미륵도 바닷가에 위치한 김춘수 유품전시관은 언덕배기에 있는 전혁림 미술관에서 바다 쪽으로 난 직선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만나게 된다.흔히들 '무의미의 시'라는 한마디로 김춘수 시인의 시세계를 이야기 하지만 나의 생각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시인이 하나의 주제만 가지고 평생토록 글을 쓴다는 것은 시인의 정신세계와는 배치되어 거의 불가능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육필 원고를 보면 단아한 인품을 엿볼 수 있다.여담인지만,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글쓰는 이를 위해 전용 원고지를 제공하는가 보다.'통영읍'은 김춘수와 그의 예술 동지들이었던 유.. 2025. 6. 3.
통영 문화 기행(1) 5월 15일 대학 동기들과 통영에서 만남을 갖고 온 이후 못내 아쉬움이 남아 좀더 깊이 들어가보기로 작정하고 5월 25일 아내와 함께 꼬박 하루를 통영에서 보냈다.아래 링크의 영상을 보면 통영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https://www.youtube.com/watch?v=v_UUO0_dbyk&t=6s통영은 가볼 만한 곳이 참 많다. 대략 적어본 것이 다음과 같을 정도인데 하루 만에 다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 우선 순위를 매겨 돌아보기로 한다.아침 아홉 시 출발, 통영에 열 시 도착, 두 군데를 먼저 살펴보고 그리고 점심 먹은 후 오후에 일몰 때까지 되는대로 몇 군데 더 돌아보는 걸로 작정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의 통영 나들목에서 가장 가까운 옻칠미술관부터 찾았다. 이곳은 옻칠 .. 2025. 6. 1.
진해항 안개 진해항에 좀처럼 볼 수 없던 짙은 안개가 장막을 쳤다.매일 보는 풍경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항상 여남 척의 배가 정박하고 있는데 안개에 가려 한 척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대죽도와 행암 부두의 크레인이 제 키 자랑하 듯 드러나 보일 뿐. 보기 드문 풍경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안개는 살아 움직이고 있다. 건물과 배들을 숨겼다 드러냈다를 반복한다.진풍경은 오래가지 않았다.가려졌던 문명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나는 무슨 괴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안개는 잠시 세상을 정제시켜주었다. 그리고 안개가 가시자 세상은 굉음과 분주함이 뒤섞인 일상으로 돌아왔다. 2025. 6. 1.
함안 악양뚝방 꽃길 5월이 되면 꼭 가봐야하는 꽃밭이 있다. 함안나들목에서 벗어나 법수 쪽으로 방향을 틀어 5km 남짓 직선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악양뚝방이 그곳이다.이곳에는 꽃양귀비를 비롯해 안개꽃, 수레국화 등 다양한 화초들이 가꾸어져 있다. 특히 오월 초부터 6월 초까지 이곳은 꽃천지가 된다. 2025. 5. 14.
미더덕 주산지 진동 고현마을 미더덕의 주산지이고 전국 미더덕 생산량의 거의 1/3을 차지한다는 동네,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마을.안내판을 보니 이 동네 내력이 예사롭지 않다. 고현 즉 예전의 현이었단다. 그렇다면 현청이 있었고 우두머리 관리인 현감이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 아닌가? 우산 팔진이 거기서 유래했고, 마을 입구에 있는 우산초등학교는 그 명칭이 거기서 왔다는 것 아닌가?이 동네는 미더덕 뿐만 아니라 약 1억 년 전의 공룡발자국도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인 우해이어보가 이곳에서 쓰여졌다고 한다. 이 책은 정약전의 자산어보보다 11년 앞선 것으로 10여 년간 이 주변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조선 후기 문인 김려가 1803년에 저술한 실학서라고 한다. 어류, 감각류, 패류 등 53종의 수산동물을 나열되어 있다고 소개 되어 있다.마.. 2025. 3. 19.
창원 귀산 - 흰죽지, 마창대교 야경 흰죽지는 오리과의 철새다. 이들을 창원 귀산의 마창대교 근방에서 만났다.여타의 오리떼와 마찬가지로 수십 혹은 수백 마리가 함께 움직인다. 겨울에만 오는 철새라고 한다.좀 더 가까이 당겨서 보니 두 종류가 섞여 있다. 머리가 옅은 갈색이고 날개가 흰색을 띠고 있는 개체가 수컷이고, 전체적으로 회색을 띄고 있는 개체는 암컷이라고 한다.그러고 보니 수컷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략 6:1 정도 되는 것 같다.(아래 사진에 암컷은 별 표시를 해놓았다. ^^)이들의 먹이는 주로 수초(물풀)의 잎이나 줄기·열매·수생 무척추동물 등이라고 한다. 이들을 보고 있자니 무리지어 바다 가운데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가 대장인 듯한 녀석의 인도에 의해 물가로 떼지어 와서는 물속으로 자맥질을 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수심이 상대적으로 .. 2025. 1. 16.
구산면 해거름 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은 마창대교 고성 쪽 방면이다. 오후에 별다른 사전 계획없이 카메라를 들고 해넘이를 보러 구산면으로 간다.현동교차로를 지나 고성 쪽으로 1.5km 정도 가면 원전항/구산 방향을 표시한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원전항 쪽으로 들어서서 4차선 국도를 따라 달리다보면 로봇랜드 못미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내포 교차로가 나온다. 오늘의 목적지는 구산면 장구항.  집에서는 마창대교를 건너는 길로 가면 30분 정도 걸리는 멀지 않은 곳이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노을이 아름다움을 뽐내면 곧잘 가던 곳이다.아내가 사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선물한 카메라가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아내가 나가는 사진 모임의 지도 교수가 사용하는 카메라와 작동법이 달라 배우는데 애가 쓰인다는 하소연을 몇 번 .. 2025. 1. 15.
봉화산 해돋이 2025년의 첫날 여독으로 하지 못한 새해 해맞이를 이틀 연속으로 한다. 어제 2일은 동선새바지에서, 오늘은 마산가톨릭교육관이 있는 봉화산에서다.  이곳은 이전에 와보지 못했던 나에게는 새로운 해돋이 명소다. 가톨릭교육관이 봉화산 정상에 우뚝 솟아 있고 그 주위로 넓은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어 해맞이 장소로는 더 바랄 것이 없는 장소다.주차장 바로 옆에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엉클어지고 지친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멋진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그것도 쌍으로...기상청 일출 정보는 7시 30분, 도착 시간은 7시 20분, 여명이 걷히고 있는 시간. 왼쪽으로 마산항 입구부터  정면의 거제도, 오른쪽으로는 고성 동해면까지 한눈에 조망된다.살짝 동북쪽 방향으로 돌려본다. 왼쪽 끝은 진해해군기지, 가운데로 부산항 신.. 2025. 1. 3.
함안 입곡군립공원 단풍 마산에서 함안으로 통하는 국도를 따라 거의 함안 가야에 다다를 즈음에 입곡군립공원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이날 우리는 함안 향교에서 출발해서 샛길로 해서 10분 만에 입곡저수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작년 9월에 대학 친구들 모임으로 한 번 들린 적이 있는데 그 동안 없던 다리도 생기고 주차장도 넓직히 자리잡았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집에서 기른 채소며 과일을 파는 마을공동판매장이 있었는데  그건 없어져 버렸다. 약간의 변화를 의아해하며 주차장에서 저수지 오른쪽으로 난 산책로로 접어들었는데, 작은 단풍 몇 그루가 초라하게 울긋불긋 색상을 뽐내느라 애를 쓰고 있던 연전의 기억을 완전히 갈아치우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내 기억으로는 약 50미터 정도 단풍길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올해 가보니 출렁다리까지 단풍나무.. 2024. 11. 25.
함안 향교 은행나무 향교에는 은행나무가 있다. 공자님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연원으로 이 나무는 향교의 상징처럼 되었다. 지금은 약간  쇠락한 소읍이 되어버린 함안읍내, 거기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함안향교가 있고 이곳 역시 아름드리 은행나무들이 네댓 그루 있다.노란 은행잎을 기대하고 갔으나 시기적으로 조금 늦었다. 2024. 11. 23.
마산 봉암유원지 일제는 자신들이 사는 곳에는 수원지를 만들어 상수도 시설을 갖추었다. 대표적인 곳이부산 경남 지역에는 법기, 성지곡, 마산의 봉암수원지 등이다.봉암수원지는 1930년에 지어졌다. 햇수로 벌써 100년이 다 되어간다. 이후 봉암유원지로 이름이 바뀌어 지금은 마산 시민들의 공원이 되어 있다.저수지 입구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곡을 들어서면 옛 해병대 유격 훈련장 흔적이 나오고, 곧이어 쭉쭉 뻗은 나무 숲이 나온다. 간간이 단풍나무 등 활엽수도 있어 숲의 색상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저수지 크기는 협곡을 막아서인지 생각보다 크다. 둘레를 따라 산책길이 나 있다. 오후 햇살을 받은 반영이 아름답다. 해를 마주보며 오른쪽 편으로 호수의 꼬리까지 왕복했다. 사진은 역광이 좋기 때문에.봉암수원지는 자세히 보면 .. 2024. 11. 22.
2024 가을 여행 17 - 회룡포 애초에는 내려오는 길에 충주호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옥순봉을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바람에 그 계획을 접었다. 칼 바람 쐬면서 경치 구경이란 생각만으로 몸이 얼어붙는 느낌. 해서 전날 지인이 전화 통화 중에서 알려준 회룡포를 들리기로 했다.회룡포는 내세울 관광지가 몇 안 되는 경북 예천에 있다.회룡포를 보는 탐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하나는 회룡대에 올라 회룡포 전체를 조망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뿅뿅다리를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가 둘러보는 방법이다.회룡대는 차를 몰고 장안사 주차장으로 가서 걸어서 몇 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이곳을 오르는 길가에는 유난히도 많이 나무판에 새긴 시화가 많다. 이 시화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회룡포 마을 안에도 군데군데 있다.그 .. 2024.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