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무릎에 물이 차는 병이 생겼다.
창원 메트로병원에 들렀다가 정확한 진단을 월요일에 받기로 하고 토요일 산행 계획을 급히 바꾼다.
원래는 진전에 있는 적석산에 가려고 예정했다.
봉암유원지로 행차한다.
진입로 가에 가꾸어놓은 꽃밭에서 나리꽃을 본다.
부산의 법기수원지와 마찬가지로 일제의 수탈 행태를 보여주는 유적이다. 이 저수지를 쌓아올린다고 얼마나 많은 우리의 선량들의 노동력이 착취당했으며, 그 결과로 만들어진 양질의 물은 자기네들만이 독차지했던 비인간적인 작태는 오랜 세월 두고두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뚝 아래 서림정 곁에 분수대가 있다. 가까이 가 본다.
봉암수원지라는 한자 글씨가 선명하게 박혀있다. 저 글은 언제 새긴 것일까?
돌계단을 통해 뚝을 오른다. 지난 번 내려오는 길은 다소 불안스러웠는데 오르는 길은 무난하다.
누각에 오르니 자라들이 몰려든다. 이 친구들도 사람이 나타나면 먹을거리가 생긴다는 법칙을 만든 모양이다.
오리들도 나타난다.
떡이 있어 몇 점 던져주었더니 오리가 역시 순발력이 좋다.
반대편에 있는 오리집에는 오늘도 자라들이 차지하고 있다.
가족인 모양이다.
이육사, 김영랑, 노천명 등등 오래된 교과서에 나왔던 시인들의 작품들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요즘 시인들의 좋은 작품도 많은데 어법이 약간 묵은 듯한 옛 작품들만 선별했다는 점이 아쉽다.
사진으로 크기를 가늠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익숙한 사물을 상대적으로 비교해보면 명쾌해진다. 오토바이가 이 거대한 참나무의 크기 가늠에 도움이 된다.
접시꽃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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