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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2024 가을 여행 12 - 단양 기행(1) 도담삼봉, 만천하 스카이웨이, 단양강 잔도

by 리치샘 2024. 11. 8.

아내의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던 단양 여행을 실행에 옮겼다. 올해는 단풍이 늦다 싶어 11월 중순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인터넷에 올라오는 영상들이 붉은 색을 띄기 시작하는 걸보고 일정을 당겼다.
단양팔경을 모두 둘러볼 심산이었으나 팔경이니 십경이니 하는 것들의 선정 기준이 옛날 것이라 크게 개의치 말자고 내심 다독이며 새로운 볼거리에 방점을 찍고 일정을 짰다.
1박 2일로 할까 2박 3일로 할까도 고민했지만 이왕 먼길 간 김에 여유롭게 돌아보자는 생각으로 2박 3일로 잡았다.
첫날은 구경시장 - 도담삼봉 - 만천하 스카이워크 - 단양강 잔도, 돌째 날은 새벽 도담삼봉(일출 촬영) - 석문 - 보답재(구인사) - 도산 패러글라이딩장 - 사인암 - 구양개 빛 터널(이끼터널) - 시루섬의 기적 순으로, 마지막날은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둘러보고, 청풍호로 가서 유람선 타고 옥류봉, 구담봉을 둘러본 후 대구 수목원을 거쳐 귀가하는 일정이었다. 단양팔경이 모두 포함된 일정이지만 상,중,하선암과 옥류봉, 구담봉을 마지막 날로 미룬 까닭은 여차하면 다른 일정으로 변경할 요량이었다.  


2024년 11월 4일 아침 8시 좀 넘어 출발,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중앙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찻길은 순조로왔다. 강행군해야 할 이유가 없어 휴게소는 만나는 족족 들러서 잠깐이나마 차 밖 바람을 쐬고 움직였다.

12시 경에 단양 구경시장에 도착했다. 금강경도 식후경이라고 했지 않은가? 단양의 팔경에 더해 하나더 볼거리라 해서 구경시장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기도 하고, 구경하는 시장이라는 평범한 의미로 있다고 한다. 어쨋든 이 시장의 테마는 마늘이다. 석회암이 많은 고장이다 보니 이 토양에 잘 자라는 게 마늘이란다. 그래서 거의 모든 음식에는 마늘이 들어간다. 밥도 국도 빵도 순대도 통닭도 마늘이란 이름이 들어간다.


우리는 점심을 마늘 순대국으로, 저녁은 흑마늘 닭강정으로 먹었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이 단양강에서 나는 쏘가리인 모양이다. 국내 최대의 민물고기 아쿠아리움이라는 이 건물 앞에도 쏘가리 형상이 만들어져 있다. 저 쏘가리 입으로 걸어 들어가면 지하 주차장이 나온다.


점심을 먹고 차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은 곳에 도담삼봉이 있다. 2시에 출발하는 유람선을 서둘러 타고 단양강을 위로 아래로 유람하였다. 세 봉우리에 정자 하나, 저 정자는 홍수로 떠내려가 새로 지은지 오래지 않다고 한다.
이곳 출신의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은 이 삼봉에서 자신의 호를 가져왔다고 한다. 사진의 왼쪽에 아치형의 건축물은 야외음악당이다. 음악당 오른쪽으로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 정자를 통과해서 50미터 쯤 더 가면 석문을 만난다. 석문은 다음날 아침에 다시 와서 보기로 한다. 

단양강 주변의 산들이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도담삼봉 건너편 도담정원에는 꽃 화단이 조성되어 있어 눈을 즐겁게 했다.

유람선에서 360도 파노라마

 

단양의 새로운 명물 제1호는 만천하 스카이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남한강이 단양에 이르면 급한 S자 모양으로 굽이친다. 한 모퉁이를 돌면 도담삼봉이 또 한 모퉁이를 돌면 만천하 스카이웨이이다. 묘한 것은 두 군데 다 단양읍내가 보인다는 사실. 단양역에서 구인사 쪽으로 나가는 길을 따라 지도를 보면 남한강을 네 번 건너는 걸 볼 수 있다.
지도상에서 하얗게 패인 부분은 석회암을 체취해서 시멘트로 가공하는 공장지대다.(아래 지도 참조)

 

단양의 새로운 명물이어서인지 찾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매표소 앞 제1주차장은 이미 만차, 2주차장에서도 밀려나서 3주차장으로 갔더니 거기도 빈틈이 없어서 비포장 임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매표소까지 1km 정도를 걸어갔다. 표를 끊으며 셔틀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모노레일은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이곳에는 짚라인도 있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니 전망대가 보인다. 바로 옆에는 짚라인을 타는 곳이 있다.  


전망대 꼭대기는 나선형으로 돌아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이런 곳에 전망대를 설치할 궁리를 해냈다는 자체가 경이롭다.

 

한 굽이 씩 오를 때마다 산하가 발 아래로 내려간다. 단양읍내와 단양역,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만천하 스카이웨이 꼭대기이다. 발 아래로 구멍 뚫린 철판이 놓여 있고, 서너 군데의 스카이웨이가 설치되어 있다. 

 

스카이웨이는 투명판으로 되어 있어 오금을 저리게 한다. 10명 이상은 올라서지 말라는 방송이 연이어 나온다. 나 혼자 들어가도 흔들리고 투명판에 금이 갈 것 같은 느낌인데, 10명 이상이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

이 사람들 모습을 보면 약간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느낌


단양의 새로운 명물 제 2호는 단양강 잔도라고 생각된다. 단양 읍내에서 단양강(남한강)을 따라 만천하 스카이웨이까지 이어지는 강 언저리 잔도는 남한강 맑은 물을 보면서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킬 수 있다는 점에서 멋진 경험을 준다. 노을이 물드는 시간대에 단양읍내 쪽에서 걸어가면 비경 중의 비경이다. 거기다가 조명까지 켜지면 분위기는 황홀경이 된다.


새로 놓인 단양철교는 아치가 상하로 교차하면서 멋진 조형미를 뽑낸다.


우리는 조명빛을 받으며 잔도를 되돌아 걸어서 만천하 스카이웨이로 가서 주차된 차를 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구경시장으로 갔다.


구경시장에서 전화로 미리 주문해둔 흑마늘 닭강정을 찾아서 단양강변으로 다시 나왔다. 화려한 조명과 앳띤 고양이와 함께 먹은 닭강정은 최고의 맛이었다.

이 녀석에게 닭강정을 줬는데 무슨 이유인지 먹지 않았다. 대신 덩치 큰 녀석이 나타나 먹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