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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ing/산행

웅산 능선

by 리치샘 2024. 4. 27.

진해는 남쪽으로 남해 바다를 두고 북쪽으로는 장복산과 웅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형세이다. 서쪽의 여좌동에서 동쪽으로 풍호동까지 이들 산자락에 주택과 상가들, 그리고 해군 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도시이다.

서쪽의 장복산 능선은 동쪽으로 내달라 덕주봉으로 해서 안민고갯마루에서 잘록하니 내려 앉았다가 다시 웅산 쪽으로 이어지면서 고도를 높인다.
웅산 바로 못미쳐서 불모산으로 또 다른 능선을 이어붙이고, 줄기는 날카로운 암면으로 시루봉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시루봉에서 내려서면 천자봉을 다시 오르게 되고, 거기서부터 능선은 바다 쪽으로 달리게 된다.

진해와 인연을 맺으면서 반드시 해보고 싶었지만 못한 일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장복산에서 천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종주하는 것. 장복산-덕주봉-안민고개, 안민고개-웅산, 천자봉-시루봉 등 구간을 나눈
부분적인 산행은 해봤지만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단걸음에 가보지는 못했다. 체력이 뒷바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니 앞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일임은 분명한데 그래도 꿈은 꾸어본다.

오늘은 가볍게 안민고개 마루에서 웅산 쪽으로 산보를 한다. 목적지가 있는 건 아니다. 가다가 이제 돌아가자고 합의하면 될 그런 행차, 아내가 사진 찍는 데 관심이 많아 급하게 정한 행선지이다. 야생화가 있으면 찍고, 산자락의 운치를 살린 수목화같은 컷을 얻으면 더 좋을 거라는 생각.

웅산 능선은 창원과 진해의 경계로, 남쪽을 보면 진해가, 북쪽을 보면 창원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진해구청이 있는 풍호동 방향이다.
새로 개통된 진해산업로와 석동터널 분기점에서 행암 쪽으로 이어지는 아직 완공되지 못한 길이 공사가 한창이다. 진해항 인근의 한화 공장은 언제 이전을 했는지 휑하니 비어 있다. 저 자리에는 아마도 아파트가 들어설 것 같다. 


해군체력단련장 한산대와 진해항이 보인다. 낮은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 이동,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은 석동이다.


해군사관학교 앞 바다로 블랙이글스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무슨 행사인지는 알 지 못하지만, 얼마전 군항제 기간에도 보았고 뉴스에서도 쉴 새 없이 나오는 걸로 봐서 블랙이글스 비행단은 무척이나 바쁠 것 같다.


불랙이글스 편대가 남기고 간 연기가 자욱하다. 앞의 아파트가 있는 동네는 속천이다.


풍호동, 석동, 이동, 경화동 일부, 속천 일부를 파노라마로 담았다.

 

지난 3월 말 개통된 진해와 창원을 이어주는 제2 안민터널(정식 명칭은 석동터널) 앞 나들목이다. 복잡한 차로의 가운데에는 작은 공원과 체육 시설이 만들어져 있고, 가운데 큰 냄비같은 것을 품고 있는 건물은 이 곳을 건설할 당시 출토된 유물을 보관, 전시하고 있다.


제비꽃과 같은 작은 야생 꽃들이 등산로 주변에 꽤 많이 피어 있다. 허리에 부담을 느끼며, 숨을 죽여가며 겨우 한 컷 씩 담아본다. 


창원 시가지 모습이다. 하늘색 지붕이 많이 보이는 곳이 창원국가산업공단이다. 그 주변으로는 고층 아파트들이 에워싼 형국이다. 창원 시가지는 확실히 진해 시가지보다 하늘이 맑지 못하다(일부러 효과를 준 것은 절대 아니다).

 

웅산은 그 산 아래에 웅천과 웅동 등의 지명을 품고 있다. 그 가운데 잘록한 부분인 안민고개는 예로부터 바다와 내륙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한 20년 전까지만 해도 안민고개 주변에는 군인들이 많았다. 오가는 사람들을 살피기도 하고, 혹시나 바다 쪽이나 육지 쪽에서 침범해오는 적군에 대한 경계가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 흔적들이 웅산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에는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점인데 구름은 마치 늦여름 혹은 가을 같다.  마침 구름이 곰돌이 같기도 하고 강아지 같기도 한 형상을 하고 있어서 얼른 몇 컷 담았다.


창원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 불모산이다. 불모산에는 방송국과 통신사의 송신 안테나 탑들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 그 언저리로 데크길이 만들어졌다. 저곳에 차를 몰고 올라가는 것은 주말만 허가되어 있다.


창원에서 가장 큰 절에 속하는 성주사이다.


봄이면 꽃이 피고, 그리고 새순이 나고 얼마 후 녹음이 우거지는 것이 순서인데, 올해는 꽃 지자 바로 녹음이다. 새순을 기대하고 간 길이었는데 겨우 몇 그루 나무에서 새순을 봤다.

 

진해 시가지가 일망지하에 보이는 곳에 섰다.
왼쪽 끝자락의 아파트 단지가 있는 곳이 생긴 지 얼마 안된 동네 자은동, 붉은 아파트들이 있는 곳은 석동, 그 너머로 진해구청과 풍호동, 가운데 쪽은 한산대와 진해항, 그 오른쪽으로 경화동, 시가지를 관통하는 도로가 국도 2호선, 그 끝이 진해 구 시가지, 오른쪽 산 자락 아래로 새로 난 국도 2호선 우회도로, 맨 오른쪽의 우뚝한 봉우리가 덕주봉과 장복산이다.

 

젖꼭지 같이 생긴 봉우리가 시루봉, 그 능선을 따라가다보면  내리막으로 바뀌는 마지막 지점에 솟은 봉우리가 천자봉이다. 해양공원과 거가대교가 오른쪽 끝 부분에 보인다(PC에서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이 나옵니다).


자은동 아파트 밀집지역 근경으로 편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자연의 숲과 인간의 숲이 대조적이다.


진해 구시가지 쪽 모습이다. 고가도로는 경화육교이다. 고가도로 좌우의 동네 이름이 경화동이다. 기차가 보이는 곳이 경화역공원. 육교 너머의 공터는 재개발 지역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바다가 살짝 보이는 곳이 해군기지.


시루봉. '해병혼'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보인다. 예전에 해병들이 이 산자락을 오르내리면서 훈련을 했다고 한다.


둥글레 꽃이 예쁘게 피었다.


마지막 철쭉 꽃. 


덕주봉과 장복산. 왼쪽 진해 방면은 다림질을 한 듯, 오른쪽 창원 쪽은 주름을 잘 접어놓은 모양이다.


진해 시가지를 통과하지 않고 부산항신항 쪽에서 곧바로 마창대교로 연결시켜 주는 국도2호선 우회도로이다. 도로와 아파트 단지 사이에는 고만고만한 크기로 땅을 조각내어 일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시가 커진다면 아마도 현재 그린벨트인 이곳은 해제가 될 듯. 


휴식을 위한 의자와 산불조심 현수막. 아무렴 조심해야지. 설마 여기서 쉬면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을라고? 


덕주봉과 창원 쪽 산자락을 극단적으로 명암 대비를 시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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