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구민이 되었다. 오늘 통장이 집에 방문해서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가를 확인해갔다. 확인 서명을 받아갔으니 진해구민이 확인된 셈이다.
기존 진해구민은 다 아는 그러나 새로 진해구민이 된 나와 아내에게는 숨어있던 명소를 발견해가고 있던 차에 철이 지나긴 했지만 벚꽃 명소 중 하나인 안민고갯길을 탐방한다.
안민터널이 뚫리기 전에 진해 경화동에서 창원 성주동 쪽으로 넘나들던 유일한 통로가 안민고갯길이었다. 지금은 주말에는 아예 차량 통행을 차단하고 온전히 걷는 사람에게만 허용하는 도로가 되었으면 좋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태백동 안민고갯길 시작점에서부터 안민고개 정상의 생태터널까지를 거의 매일 오르내리면서 이 길에 주는 산빡한 공기와 싱그러운 아카시아, 찔레꽃 향을 즐기고 있다.
탱글탱글한 것이 버찌보다는 큰 열매들이 탐스럽게 달려있는 나무, 이 나무와 열매의 정체를 알고 싶다. 체리류는 분명한 것 같다. 잎이 벚나무와 아주 비슷하니 말이다.
안민데크로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 길의 진해 쪽은 고개 정상까지 약 4km이며, 태백동 시작점부터 고개 정상까지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어서 걷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석동에서 귀곡으로 이어지는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거두절미하고 빨리 개통되었으면 좋겠다.
진해로 이사와서 불편한 점 단 하나, 다른 지역과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남단쪽으로 왔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도로망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귀곡으로 해서 남해안 쪽으로 막힘없이 쉽게 빠질 수 있을 것 같고, 제2안민터널과 진해터널이 이어지면서 상습 정체 구간도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곳에 나들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나들목의 접속도로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길일 것 같다. 개통되면 진해를 벗어나는 일이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
이 길이 편안한 이유는 데크 뿐만 아니다.
약 100~200미터 간격으로 쉼터가 있고, 화장실도 급하게 찾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있는 것도 이유가 된다.
제 11쉼터는 '풍경'이라는 이름을 단 찻집이 있다. 이곳에서는 진해항과 시가지가 시원스레 조망된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아주 한적한 동네였던 석동, 풍호동 쪽이 쌍전벽해가 되었다.
진해구청이 이 쪽으로 옮겨오고, 안민터널이 뚫리고,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밭과 논이 제법 많았던 동네가 이렇게 변했다.
여인의 젖꼭지 같이 생긴 시루봉 아래 자은동의 모습.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석동과 시루봉 너머 소사를 잇는 일반도로 최장의 터널이 진해터널이 개통되었다.
석동과 창원의 귀곡을 잇는 도로가 공사 중이고 여기에 제2안민터널이 역시 한창 공사 중이다.
찻집 '풍경'에서 안민고갯길 정점까지의 데크 길은 상당히 낡았다. 내 기억에도 거의 20년 정도 된 것 같다. 나무에 윤기가 사라졌고, 틈새가 많이 벌어져 있다. 군데군데 썩은 곳도 보인다. 보수한 흔적도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좁고, 벼랑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그래서 걷기에 불안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데크 길이 아닌 아스팔트 도로 쪽으로 많이들 걸어다닌다. 이 또한 위험천만한 일이다.
시급히 확장-보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민고개 정산 부근에 있는 쉼터. 대들보에 아래와 같은 안내 글귀가 붙어있다.
장복산 남쪽 기슭에 데크로드와 드림로드를 지나
고갯마루에 올라서 지난해(2012) 태풍으로
새롭게 단장한 정자에서 진해의 이곳저곳을 바라본다.
덕주봉과 시루봉이 좌청룡 우백호인 양
행암반도와 해사반도를 향해 내달리듯 뻗어내려
장천항과 속천항 그리고 대죽도와 소죽도를
가슴에 깜싸 안는 듯 포근함에 젖어들게 하는구나!
또한 저 멀리 거가대교와 크고 작은 섬들이 함께 어우러져
언제나 푸른 파도와 황금 물결이 번갈아 진해루를 향해
쉼없이 약동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진해만 언저리에서
복되게 살고 싶어라 <장복산 고개 마루에서>
안민고개 정상. 웅상과 덕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동물 이동을 위한 생태터널 길이 만들어져 있다. 저 위로 등산로도 이어진다.
창원 성산구 쪽으로 넘어가는 안민고개 만날재 표지석에 안민고개와 관련된 역사를 비석에 새겨놓았다.
그 앞에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마침 거리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유래의 내용이 사뭇 다른 두 개의 표지판. 어느 쪽이 사실일까?
진해 사는 사람들의 특권이랄까, 맑은 공기와 적당한 운동량을 제공해주는 안민고개는 말 그대로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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