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역병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2년 째다. 우리의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는 이 역병은 지질이도 끈질긴 전파를 계속하고 있다.
나도 이 병 때문에 나의 버컷리스트 중 하나였던 한 해 두 번 해외여행도 접었다. 친구들과의 만남은 물론이고 가족 간의 명절 만남까지도, 제사도 생략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도 백신이 개발되어 드디어 나에게도 그것을 맞을 기회가 주어졌다. 60세 이상 소위 코로나19 취약 계층 다시 말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병 혹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예방접종을 한다는 방역 당국의 계획에 해당된 것이다.
2021년 6월 9일 해당 대상의 접종 시작 사흘 만에 질병관리본부에 예약한 대로 동네 의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아스트라제네카라는 영국의 제약사와 옥스포드 대학이 함께 개발한 백신이다. 효능이나 부작용에 대한 설왕설래 들이 다수 있었으나, 나같은 지극히 평범한 백성에게는 백신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맞아서 부작용을 겪을 것인가 아니면 안맞고 감염 위험에 노출될 것인가의 선택지 밖에 없었던 것이다.
주사를 맞으러 간 동네 의원은 내가 처음 가는 병원이었다. 내과 정형외과 등등 여러 분야를 진료하는 동네 어르신들의 단골집으로 보였다. 진료실과 주사실 등이 좁은 복도로 이루어져 있고, 거기에 2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일렬로 닥지닥지 앉혀놓고 주의 사항 등을 제법 오랫동안 설명하는데, 그 환경이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어서 머무는 동안 마음이 편치 못했다. 주사는 수 초 만에 끝났고, 15분 동안 위층 물리치료실에서 이상 반응에 대비하도록 했다. 덥고 답답한 공기를 마시며 15분을 정확하게 채우고 나왔다.
진통해열제를 미리 준비해두라는 말들이 있어서 그제 밀양 갔다오는 길에 수산에 들러 약을 사러갔더니 상표가 있는 곽에 담긴 약은 동이 났다고 했다.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가 싶었다. 다행히 병원 처방용이 있다고 하길래 그걸 2인 분 샀다.
어제 주사를 맞은 직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그저 일반적인 어깨 근육주사 한 대 맞은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외출도 했다.
그러나 밤이 되면서 위의 그림에 있는 증상 중 일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접종부위 통증, 근육통, 약간의 피로감 등이 느껴졌다. 그래서 미리 준비해두었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보통 타이레놀이라는 약품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한 알을 먹었더니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다. 잠은 충분히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접종 부위의 통증은 남아 있으나 근육통이나 피로감은 거의 사라졌다.
어쨋든 1차 접종을 했다. 접종 부위의 통증은 내일 쯤이면 완전히 사라질 것 같다.
질병관리본부 앱을 다운해서 실행하니 접종 인증을 해준다. QR코드 인증서도 준다.
예방주사를 먼저 맞은 친구들과 아직 맞지 않은 친구들과 SNS 상에서 부작용 증세를 공유했다. 증세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대체로 반반인 것 같다.
접종 완료 후 대면에 대한 기대감은 다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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