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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아침 식사를 하면서

by 리치샘 2021. 6. 17.

아내는 올리브유로 빵을 굽고, 계란 후라이를 한다. 그동안 나는 걸쭉한 요쿠르트에 불루베리와 오디 액기스, 불루베리 분말, 호두 빻은 것과 프리바이오거트 등을 섞어 떠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함과 동시에 토마토를 씻고 잘라서 사카린을 뿌린다. 그리고 정수기의 물을 받아 끓여서 커피를 탄다. 아내와 마련하는 아침 식사다.


마련된 먹거리는 거실 창가의 탁자로 들고 와서는 진해만의 배들과 그 너머의 거제도 실루엣 그리고 근경의 경화역공원을 보면서 아침 식사를 한다.


날마다 달라지는 아침 풍경이 식사의 맛을 더한다. 아내와의 밥상머리 대화는 어제와 달라진 오늘의 풍경을 찾는 걸로 시작한다.


배들은 머문 듯 사라지고 그 자리를 또 다른 배들이 채운다. 하늘의 구름도 그렇다. 대죽도 너머의 거제도는 날씨에 따라 보였다 숨었다 숨바꼭질한다.


아무래도 거제도가 보이는 날이 낫다. 기분도 밝아지고 아울러 마음도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경화역공원에 낮의 일거리를 찾아가는 사람들과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본다. 걸어서 일거리를 찾아가는 이는 대부분 학생들인데 그 수가 많지 않다. 예전 같으면 여남 명씩 떼를 지어 재잘거리면서 뜀뛰면서 학교로 향할 것인데 지금은 많아야 두세 명이고 대부분은 혼자 무거운 가방을 매고 처진 어깨를 하고 걷는다. 인근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있는데도 학생들 숫자보다는 아침 산책하는 어른들이 더 많다.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라의 앞날이 어두워짐을 느낀다. 길거리에는 어르신보다 청장년이, 청장년보다는 청소년과 어린아이들이 더 많아야 앞날이 기대되는 법이다. 이 나라 특히 이 도시는 그런 면에서 벌써 온통 회색이다.


나도 그 회색에 한몫을 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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