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Kyaw Naing Lwin은 고프로 액션캠을 들고 걸어서 양곤의 다운타운을 탐방하고 있다. 이 영상의 길이는 무려 3시간 11분이다. 거의 한 나절 분량이다. 이 포스팅은 그의 영상 속에 드러나는 미얀마에 대한 나 나름대로의 생각을 해설과 곁들여서 적은 것으로 세 번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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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버스.
메이커는 포톤(FOTON)이다.
내가 미얀마를 갈 때마다 렌트해서(운전사까지) 타는 승합차도 이 메이커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이 중국산 차는 아직 저들 고유의 모델이 별로 없다. 대부분이 소위 짝퉁이다. 이 차도 얼핏봐서는 국산차 모양이지 않은가? 그런데 짝퉁이라도 예전의 형편없는 짝퉁은 아닌 것 같다. 품질 개선이 많이 되었다는 뜻이다.
내가 렌트하는 승합차의 운전사 애칭 '몽몽'이는 차가 어떠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불만족스럽다는 거다. 내구성이 좋지않고 잔고장이 많단다. 그러면서 일본차가 최고란다. 한국차는 어떠냐고 물으니 썩좋지도 나쁘지도 않단다. 한국차 사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단다. 돈이 모자라서 중국산을 샀는데 더 벌면 일본산을 사겠다고 했다. 우리의 현 위치를 가늠하게 해주는 말이었다.
새 차를 일본산 중고차 값에 살 수 있다. 그게 중국산이다. 그런데 같은 값을 주고 산 중국산 새 차나 일본산 중고차가 유지비나 내구성이 같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까? 대부분의 미얀마인들은 일본산 중고차를 선택하는 것 같다.
네피도에 사는 지인은 한국산 패스트푸드와 화장품을 판매하는 한국통인데 그가 새로 산 차는 일본산 소형차였다. 같은 값이면 조금더 큰 한국산을 살 수 있는데 왜 일본산을 샀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 역시 내구성과 유지비였다. 한국산 새 차는 일본산에 비해 품질이 좀 떨어지는데 중국산에 비해 많이 비싸다고 했다.
중고차는 내구성과 유지비가 걱정이 되어서 사긴 염려스러워 차라리 중국산 새 차를 사겠다는 것이 미얀마 사람들의 생각인 것 같다.
그렇다면 국산차의 마케팅 전략은?
한국산 버스를 보면 한류를 알 수 있다?
차와 관련해서 미얀마 여행에서 느끼는 점은 참 착잡하다. 한류 바람이 워낙 깊고 거세어서 이에 편승해서 좀더 많은 한국산 차를 팔 수는 없을까, 특히 승용차를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그 안타까움은 양곤의 시내버스를 보면 더해진다. 한류는 한국의 잔재를 지워내지 않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만큼 대단하다. 중고로 들여온 한국산 버스에는 행선지 표시와 회사 이름이 그대로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걸 지워내면 차값이 떨어진다나 뭐라나? 그게 사실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고 버스가 일본산보다 한국산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우측통행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위에 한류가 얹힌 것이다.
일본산은 좌측통행용이어서 개조를 해야한다. 운전석까지 옮겨야 하니 이는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 승용차나 트럭 등 적은 인원이 타는 차는 핸들이 오른쪽에 붙은 일본차가 압도적으로 많은 점이 이를 반증한다.
아직도 군부와 경찰 등 공무원의 힘은 막강하다.
경찰차와 경찰은 길거리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정기적으로 순찰을 하지도 않나보다. 출퇴근길에서는 교통 정리를 하는 경찰을 종종 볼 수 있다.
사실 미얀마의 치안은 매우 좋은 편이다. 인종간의 분쟁, 군부 독재 등을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하지만 여행자에게 금지된 지역에 들어가지 않으면 목숨의 위협을 받을 일은 없다. 불교도가 대부분이라 악행은 곧 내세의 벌로 이어진다는 철저한 종교적 세뇌를 받은 터라 남을 해치는 일은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승려이긴 하지만 60여년 군부독재의 여파인지 군인과 경찰, 그리고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
정치적인 구조가 바뀌었다고 해서 사회구조가 따라서 금방 바뀌는 것은 아니다. 미얀마의 고질적인 병이었던 부정과 부패는 아직도 더디게 청산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미얀마에서는 안 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고들 한다.
양곤대학교 근처 흘레단 오거리
동영상의 원 제작자는 시내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 걸어서 오기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꽤 먼 거리다.
앞의 큰 건물은 흘레단센터로 쇼핑몰이다. 왼쪽은 미얀마 최고의 양곤대학교이다.
상당히 깨끗한 찻집 겸 식당. 미얀마는 도시든 시골이든 가장 흔한 가게가 찻집이다. 현지인들은 라펫예 제인이라고 하는데 이는 주로 마시는 차가 라펫예이기 때문인가 보다. 이 찻집에 들어가면 테이블마다 녹차를 담은 보온병과 잔들이 놓여있다. 물론 이것들은 공짜다.
라펫예는 녹차에 연유와 설탕을 넣은 달작지근하고 고소한 차인데 빵이나 도너츠를 함께 먹을 수 있다. 모힝가와 같은 국수류 또는 볶음밥도 시켜 먹을 수 있다. 또한 녹차 잎을 숙성시켜 견과류와 말린 마늘, 기름 등을 넣고 버무린 라펫똑도 필수 메뉴이다.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이런 저런 것 배가 차도록 먹어도 2000짯(원) 내외다.
사람들이 낮은 목욕탕 의자 같은데 앉아서 담소하고 있는 곳은 이런 찻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지인들만 이용하는 허름한 식당을 제외하고 겉보기에도 깔금하다 싶은 식당에는 영문 표기가 함께 되어 있는 메뉴판을 제공한다. 메뉴판이 없는 경우는 위의 사진에 보이듯 벽면에 음식 그림이 있는 메뉴가 있다. 종업원을 불러 손짓으로 시키면 된다.
양곤의 명동, 우툰린찬 거리
인근에 양곤대학교가 있어 서울의 신촌과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60-70년대 명동이랄까?
흘레단 5거리에서 육교를 지나서 '지오다노' 옷 가게 근처 왼쪽 길이다.
거리의 사람들은 확실히 젊다. 옷차림도 론지 차림이 상대적으로 적다.
미얀마의 교통 수단은 매우 다양하다.
여기에 보이는 인력거를 비롯, 소형 트럭에 나무 의자를 놓은 태국명 툭툭이, 오토바이, 택시, 승합차, 버스 등등. 타 지역에는 마차도 있다.
양곤의 젊은이들에게 론지가 사라지고 있다. 론지 뿐만 아니라 미얀마 썬크림인 다나까도 사라지고 있다.
다나까 나무를 납작한 돌에 갈아서 얼굴의 볼 주위에 바르는 일은 미얀마인들에게 아침에 일과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필수적으로 하는 일이다. 양곤을 벗어나면 대다수의 여성과 아이들은 아직도 다나까를 바른다. 하지만 이 영상에 보이는 양곤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은 상상수가 다나까 대신 썬크림을 쓰는 것 같다.
토끼를 팔고 있는 이 친구의 입을 보라. 볼이 볼록하게 나온 것이 뭔가를 입속 가득히 넣고 있는 모양이다.
이것의 정체는 미얀마인들 남녀노소가 즐겨하는 '꽁야'라고 하는 것인데, 빈랑이라는 나뭇잎 뒷면에 석회가루를 바르고 빈랑 열매와 향이 있는 몇 가지 열매를 잘게 부수어 돌돌 싼 후 작은 비닐 봉지에 싸서 말린다. 이것을 가지고 다니면서 우물우물 씹어서 그 물을 뱉어내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일종의 기호식품이다. 물이 붉은 색을 띄고 있어서 꽁야를 즐기는 사람들의 입 안은 붉은 색이다. 중독성이 있어서 쉽게 끊지를 못하는 모양인데 치아까지 심하게 손상시켜 중독자들이 입을 벌리면 보기에 매우 흉측하다.
흘레단 센터와 M타워
쇼핑몰인 흘레단 센터 바로 옆에 독특한 모양의 대형 빌딩이 최근에 완공되었다. 이름은 M타워이다. 양곤 최초의 철골조 고층 빌딩이며 사무실 공간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기둥을 최소화한 내부 공간과 높은 천정이 특색이라고 한다.
양곤대학교
영상의 길 양쪽은 모두 양곤대학교 구역이다.
양군대학교는 1878년에 영국인들이 세운 학교로 현재 학부 학생수 13,500명, 대학원생수와 교수 각 1,000여 명이 있는 규모가 크고 전통이 있는 학교이다.
이 대학교 출신으로 미얀마를 이끈 유명 인사들 수두룩하다. 아웅산, 우 누, 네 윈, 우 탄트 등이 그들이며, 특히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저항 운동과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 역할을 해왔다. 아웅산과 우 누는 미얀마 독립운동의 선구자이며, 네 윈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주역으로 30년 가까이 미얀마를 군부독재 사회주의 국가로 전락시킨 인물이다. 우 탄트는 동양인 최초로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한 사람이다.
최근까지도 학생들의 집단적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학부 학생들의 강의실을 양곤대학교 구내가 아닌 다른 대학으로 분산시키고, 비정기적으로 학교를 패쇄하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 운동을 탄압하고 있다고 한다(위키백과 참고).
타인을 배려하는 미얀마인들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길거리에 놓여진 물항아리. 목마른 사람들을 위한 따뜻하고 시원한 마음의 선물이다. 미얀마인들이 행복한 이유를 이것으로 알 수 있다. 물항아리의 물은 항상 채워져 있다.
최근에는 이런 물 서비스가 청결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양곤대학교 정문.
교지가 워낙 넓어서 딱히 정문 개념은 아닌 것 같고 이 쪽은 이 대학의 가장 오래된 건물이 있는 곳으로 통하는 길의 입구라서 이정표를 세워놓은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참고 : 사진으로 보는 양곤대학교)
양곤대학교 내 테니스코트, 총 15면이 있다.
뿐만 아니라 축구장, 배트민턴장, 수영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원작자는 양곤대학교 구내 길을 관통해서 남서쪽에 있는 MRTV(높은 송신탑이 있는 방송국)과 정션 스퀘어몰 근처에서 여정을 마치고 있다.
양곤 전체 지도에서 이 도보 투어의 구역을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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