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컴퓨터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이것저것 관심사들을 검색하는 일이 잦아졌다.
한동안 구글 어스를 이용하여 지구촌을 탐색하다가 이제 미얀마에 관한 동영상 시청에 빠져있다.
Myanmar라는 이름으로 검색한 동영상의 목록을 만들고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youtube.com/playlist?list=PLNzi6WtUBH31XqEDi38Goa1qBBJSFQ8HB
그 중 양곤 시내를 걸어서 투어한 영상에 대한 해설과 소감을 적어본다(동영상 원본에는 해설과 자막 등이 없다). 동영상의 원작자는 쪼 냉 린이며 그의 채널은 다음 주소를 클릭하면 된다.
www.youtube.com/channel/UCBma66zjXyMyHES26qDARbw
걸어서 양곤 속으로
youtu.be/AO05Hgsfpvc
이 영상의 제작자는 고프로 액션캠을 들고 걸어서 양곤의 다운타운을 탐방하고 있다. 영상의 길이는 무려 3시간 11분이다. 그 길이가 너무 길고 해설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세 부분으로 나누어 포스팅한다.
캡쳐한 화면과 관련해서 글을 적었으며, 해당 동영상이 궁금하면 캡쳐화면 왼쪽 아래에 있는 타임라인을 참고하면 되겠다.
영상의 시작점은 로터리로 둘러 싸인 술레 파고다.
이 파고다는 미얀마의 랜드마크인 쉐다곤 파고다보다 유서가 깊고 의미가 있는 사원이다. 쉐다곤파고다보다 먼저 지어졌으며, 미얀마의 전통신앙인 낫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또한 8888(1988년 8월 8일) 샤프란 운동(샤프란은 미얀마 승려들이 입는 옷 색깔을 뜻하는데 승려가 움직이면 미얀마 군부도 어쩔 수 없단다), 2007년의 반정부시위의 거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양곤 시청의 모습이 보이고, 하얀 독립기념탑이 우뚝 서 있는 마하반둘라 공원으로 들어선다.
아침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론지를 입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공원 안에서 집단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이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동네방네 공터마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음악 틀어놓고 춤추며 하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풀만 센터 포인트 호텔(Pullman Yangon Centrepoint Hotel)이 보이고, 시소, 미끄럼틀, 그네, 철봉 등 좀 오래된 버전의 기구들이 있는 어린이 놀이터도 있다(04'10"). 그런데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왜 더 많아?
몸집이 거대한(?)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가난한 나라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일까?
술레 파고다 로터리 건널목, 건널목 표시는 길바닥에 그려져 있는데 신호등은 전혀 없다.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아쉬운 점 중의 하나가 신호등이 거의 없다는 점, 그래서 무질서해보이고 만약에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정표가 거의 없다는 것. 이 로터리에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 어디로 간다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 양곤의 경우도 건물이나 명승지 위주의 이정표가 아니고 길 이름과 몇 번가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정표가 대부분이다.
양곤시청을 지나 상가 건물 앞,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토요타, 닛산, 현대 스타렉스 등이 보인다. 대다수는 일본제이고 10년 이상 오래된 차들이다. 미얀마에는 아직 고유 브랜드의 차가 없다. 군부 독재시절 나라의 문을 잠그는 바람에 차들도 밀수입한 중고차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 자동차의 조립 공장이 최근 양곤에 세워졌다고 한다.
일반적인 모양과 아치형이 연결된 육교 양 옆으로 반듯한 고층 빌딩들이 있다. 이 빌딩들은 구글맵의 스트리트 뷰에도 보이지 않는 최신 건물이다.(2014년 스트리트 뷰 보기)
양곤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군부독재시절 중국의 원조 정도에 기대어 지내다가 2015년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일본, 중국, 한국,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의 자본들이 엄청나게 들어가고 있다.
(참고 Yangon New City, Yangon Port City).
우뚝 솟은 탑이 있는 건물은 중앙소방서.
육교 위에서 웨딩 촬영이 한창이다(14'20"). 웨딩 촬영 장면은 미얀마의 바간, 인레 호수, 만달레이 우베인 다리 등 유명한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도시 한 복판에서 촬영하는 건 이색적이다. 촬영 컨셉이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점 중 이른 아침에 문을 열어놓고 사람들이 들어 있는 곳은 음식점 뿐이다. 길거리 음식점도 많다. 집에서 밥해 먹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동남아 열대지방 특유의 습관 때문으로 보인다.
전신주에 새들이 새까맣게 앉아있다. 미얀마에는 새들도 많고, 개들도 많다. 물론 나무와 물, 먼지도 많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차림새도 깔금하지는 않은 것 같다.
양곤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보족 아웅산 시장이 보인다. 이 시장은 외국인 여행자가 반드시 한번은 둘러보는 곳으로 미얀마 특산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그 옆으로 재개발으로 보이는 큰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24'10"). 일본 자본이 주도하고 있는 이 사업은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일컫고 있는데 요마 센터럴(Yoma Central)이라고도 한다. 새로운 양곤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사업인데, 일본 기업 미쓰비시가 맡고 있으며, 쇼핑몰 등 다양한 공간이 생길 거라고 한다.
전통적인 보족시장과 어떻게 공존할 지 궁금하다.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블루 오션이라고 칭해질 만큼 과거 60여 년 동안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 있던 미얀마의 빗장이 열린 지 불과 10여 년. 거대 자본들이 미얀마에 들어가고 있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한국 자본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양곤 남쪽 탄린(Thanlyin) 지역에 부두와 공단을 조성, 토요타 자동차 조립 공장 등이 이미 입주해 가동을 시작했다. 중국은 양곤 강 서쪽 지역에 공단과 부두, 주거 시설을 짓는 일명 Yangon New City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한국은 양곤 다운타운 서남쪽 달라(Dala)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한국-미얀마 우정의 다리)를 2022년까지 완공하고, 공단 및 주거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센트럴 호텔(26'30")을 지나면 엄청나게 넓은 도로를 만난다. 여기는 신호등이 있다. 신호등이 없으면 안될 만큼 넓은 도로다. 도로가 넓은 이유는 여기에 양곤 중앙역이 있기 때문이다. 길 왼쪽으로 광고판들이 나열되어 있는 안쪽에 역 건물이 있다.
술레 파고다 로드로 우회전(28'00"). 곧장 가면 다시 술레 파고다다. 네피도 극장(29'24")과 길 건너편에 술레 스퀘어 쇼핑몰 빌딩이 보인다. 아치형 육교를 다시 만나고(31'10"), 육교 아래로 횡단보도도 없는데 사람들은 마구 건너다닌다. 이 영상 촬영자도 마찬가지 ㅋㅋ(31'50").
포자왕(包子王)이라는 식당(포자는 만두가 아닌가?)에서 국수로 보이는 아침을 먹고(33'40")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촬영한 달이 1월이라서 그런지 양곤시청 담장에는 별, 선물상자, 눈송이 등을 형상화한 장식들이 붙어있다. 신년을 축하하는 의미인가 보다. 이곳 사람들은 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한 눈송이를 걸어놓았다는 것이 의아하다.
미얀마 국민의 90% 이상은 불교도이다. 그런데 여기 교회가 있다. 전통적으로는 불교 국가이지만 서쪽으로는 이슬람, 힌두교 문화권과 접해 있고, 영국 식민지 통치를 약 100년을 받아온 터라 여러 종교가 섞이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다수인 불교도와 소수의 이교도(?) 사이에는 알력이 제법 많다. 비집고 들어가려는 소수파와 허용하지 않으려는 다수파와의 싸움인 것이다.
아야 은행(Aya Bank) 앞에서 잠시 멈추고 주변을 스케치한다. 미얀마에는 KBZ, AYA 등등 많은 은행들이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예금보다는 현금을 집에 보관한다고 한다. 실제로 은행을 가보면 돈다발들이 바닥에서부터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걸보면 돈이 아니라 무슨 공책과 같은 상품들 혹은 배추 다발을 보는 것 같다. 돈이 사람들에게 귀중하다는 것은 우리 나라 사람만의 생각일까?
특히 아침에 숲 근처에 가면 새소리가 유난히 많이 난다(39'50"). 잠에서 깨어난 새들의 조회일까? 동남아를 여행하다보면 알람을 굳이 맞춰둘 필요가 없다. 대신에 오토바이, 차 경적 소리, 새 소리가 대신하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나라 회사 간판이 'SAMSUNG'이다. 스마트폰 가게가 대부분이다.
미얀마의 통신 현황에 대하여 잠깐 언급해본다.
10년 전 쯤에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다. 인가가 있는 곳에는 학생들 학교 책상만한 탁자 위에 전화기가 놓여 있었다. 그 전화기를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요금을 받고 있었다. 그만큼 통신 환경은 열악했다. 그런데 2020년 초 미얀마는 휴대폰은 120%, 스마트폰 보급율은 70%가 넘었다. 대다수의 기지국이 3G 신호를 쏘고 있지만 조만간 5G도 도입된다고 한다.
미얀마의 휴대전화 사업자는 미얀마 국영 MPT, 노르웨이의 텔레노어(Telenor), 카타르의 우레두 등이 경쟁하고 있다. 베트남의 비엣텔(Viettel)이 새롭게 진출하면서 4대 통신사를 중심으로 이동통신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SIM 카드(유심칩) 가격은 1.5달러(약 1800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쓰던 휴대폰을 가져가서 유심을 사넣어 1만 짯 정도 충전하면 보름 정도는 네비게이션, 인터넷 서핑 등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
미얀마 사람을 친구로 삼는 가장 쉬운 방법은 Facebook이다. 스마트폰을 가진 친구들은 죄다 페이스북을 쓴다. 우리 쪽에서 미얀마말을 모르고 미얀마인이 한국어나 영어를 못한다해도 약간의 수고만 하면 얼마든지 페이스북 혹은 페북 메신저를 통해 의사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페북도 번역 기능을 제공하지만 채팅 번역은 구글 번역 앱을 돌리면 대충은 통한다. 이런 방법으로 나는 미얀마 친구들을 꽤많이 사귀었다.
참고 : www.facebook.com/leecheekr/friends
열대 지방 여행의 재미 중 하나가 열대 과일을 마음껏 먹어보는 것이다. 과일의 종류도 많고 맛도 있고... 그런데 생소하지 않은 과일들이 과일점에 가득하다. 사실 미얀마는 워낙 땅이 넓고 남북으로 길어서 전국적으로 보면 열대는 말할 것도 없고 온대, 냉대 지방의 과일도 생산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바로 물류 문제이다. 여기 보이는 사과, 포도는 열대지방 과일이 아니다. 귤은 아열대 지방 과일이긴 하지만. 생김새가 깔끔한 것으로 보아 수입산이 분명해 보인다. 현지에서 확인해보면 사과의 경우 특히 우리나라에서 수입된 것이 많았다.
건물이 새까맣다. 물때가 묻어서 그런 것이다. 비오는 기간이 길다보니 습기가 항상 끼어 있으니 이런 현상이 생긴다. 그러나 최근에 지은 큰 빌딩들은 건축자재들이 이런 현상에 대한 대비를 해서 시멘트벽에서 생기는 누추한 모양새는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미얀마는 한류 바람이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세고 깊다. 그렇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불법 CD, DVD라고 한다. 길거리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드라마, 영화 CD와 DVD는 우리 돈으로 장당 2천원 정도한다. 물론 그들 물가에 비하면 싼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와는 비교 불가다. 우리 문화 컨텐츠를 이렇게 함부로 싸구려 취급을 해도 되나 싶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일반화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측면, 그래서 미얀마인들이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엄청 높다는 반대급부도 받고 있으니 다행이다.
'여행 > 미얀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어서 양곤 속으로(3) (0) | 2020.12.21 |
---|---|
걸어서 양곤 속으로(2) (0) | 2020.12.20 |
미얀마 여행 참고 자료(동영상 모음) (0) | 2020.12.19 |
미얀마 학교 돕기 - 2019년 1월 (0) | 2019.02.10 |
미얀마에 줄 선물 - 2019년 1월(2차) (0) | 2018.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