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3일 수요일.
라오CC - 중국의 야심, 탓루앙 New Lake World - 레이크 뷰 GC - 메콩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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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의 라운딩
투어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제 오늘로 한 사람이 귀국하고 내일 밤이면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모두 귀국하게 된다.
현재까지는 한낮의 기온이 살을 파고 들 정도로 따갑다. 바엔티안에 온 이후 기온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느낌이다. 비는 한 방울도 없다. 햇볕은 따갑고 그늘은 시원하다. 가끔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금방 쾌적한 기분이 든다.
라오GC에는 비단 잉어가 명물이다. 어찌나 통통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농담삼아 두 마리만 회를 치면 두 조는 충분히 배불릴 수 있겠다고 했다.
열대의 따가운 햇살에 얼굴 색이 많이 변했다.
어제에 이어 선배님들에게 한수 배우라고 조편성을 우리 쪽의 두 명을 보내고 나와 같은 방을 쓴 일행 중 막내와 연장 그룹에서 넘어온 한 분 이렇게 3명이 라운딩을 했다. 연장 그룹에서 넘어온 한 분은 메콩GC에서 맨 땅을 때려 손목이 이상이 생긴 이후 연장 팀의 내기에서 빠졌다고 했다. 나와는 근 1년 만에 동반이다. 캐디피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내기를 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면서. 핸디를 나는 5개, 막내는 10개를 준다. 열심히 쳤다.
결과는 내가 1등, 막내가 꼴찌를 했다. 결국 그 내기는 없었던 일이 되어 버렸다. 동기 유발용이란다.
한편 저쪽 조는 배운다고 간 두 명의 연소자가 엊저녁 과음을 하는 바람에 컨디션이 제 것들이 아닌 상태라 적잖이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마무리된 것 같았다.
사람의 일이란 그렇더라. 아무리 모르는 사람이라도 만나서 몇 시간을 함께 지내다보면 대체로 이해해주고 도와주려고 하더라. 그래서 골프라는 운동이 좋은 거다.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은 그걸 잘 모른다. 어디 절이나 수도원에 가서 도를 닦으면 깨달을까 모를 일을 골프는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중국의 야심이 표출되고 있는 곳 - 탓루앙 New Lake World
고기(KOKI)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중국인 집단 이주지역 공사 현장. 이름하여 탓루앙 New Lake World다. 엄청나게 넓은 도로가 개설되고 있고 엄청난 규모의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원래 이곳은 메콩강의 범람에 대비하여 유수지 즉 홍수물을 가두어두는 인공 호수가 만들어져 있는 곳인데, 중국이 아셈회의 개최 지원을 빌미로 이 땅을 조차했다고 한다.
비엔티안 경찰서
중국 전기회사
중국의 야심찬 계획을 표현한 조감도처럼 이곳에 30만명의 중국인을 이주시킬 계획이란다. 총칼로 나라를 빼앗던 과거의 방법에서 진일보한 전술이다.
못 가본 골프장이 있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언제 다시 또 오겠냐는 미련도 남아 연로하신 네 분을 호텔에 남겨두고 급히 길을 재촉해서 갔다. 락혹골프장을 찾아간다고 간 것이 운전자의 실수인지 고의인지는 모르겠으되 도착해보니 레이크 뷰 골프장이다.
그런데 문제가 많다. 클럽하우스가 없다. 포장도 안된 맨 땅 위에 가건물이 지어져 있고, 카운터도 그곳에 있었다.
락커 있냐? - 없다, 샤워실 있냐? - 없다. 그럼 옷은 어디서 갈아입냐? -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어라. 이런 식이다. 화장실에 가봤더니 푸세에 가까운 냄새나는 세숫간이다. 뭐 이런 곳이 다 있냐 싶은데 한 술 더 떠서 시간상 9홀 플레이인데도 불구하고 그린피는 18홀과 맞먹고, 카트비와 캐디팁도 마찬가지로 18홀 플레이만큼 비쌌다. 18홀 플레이를 하려면 타 골프장의 곱에 가까운 비용이 들겠다.
여기까지 온 걸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카트는 빼고 걷겠다고 하고 33$을 지급하고 티켓을 끊었다. 그런데 캐디들이 골프백을 카트에 들고가서 싣는게 아닌가? 이게 무슨 영문이람?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그 카트를 타고 골프코스로 이동을 하는데, 첫홀에 도착하는 데만 족히 20분 쯤은 걸린 것 같다.
그런데 골프 코스가 예사롭지 않다. 페어웨이와 그린 등 골프 코스 상태는 최상이다. 말 그대로 융단처럼 펼쳐져 있다.
양잔디가 샷을 할 때마다 뚝뚝 떨어져 날아간다. 페어웨이는 잘 깎은 양털이요, 러프는 털복숭이 양털과 같다.
골프 코스 먼저 만들고 부대 시설은 나중에 짓는단 말인가?
해가 지고 있다. 태양이 가까와서인지 엄청 크다.
그런데 서너 홀쯤 돌았을까, 중국 활극에 등장하는 배우처럼 화장을 한 한 여인이 카트를 타고 오더니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다짜고짜 묻는다. 손에는 영수증이 들려 있다. 직감적으로 카트 비용 문제임을 알았다.
- 우리는 분명히 걷는다고 했다. 캐디들이 무슨 영문인지 카트를 끌고 왔다.
- 그래도 카트를 쓰고 있으니 비용은 내야할 것 아니냐? 40$ 더 내라.
- 못 준다. 내 실수가 아니다. 어찌할 건데?
- (난처한 표정) 40$인데...
- 그러면 이렇게 하자. 당신이 반, 내가 반씩 부담하자. 20$은 당신 실수 몫이다.
그렇게 20$을 주고, 내 실수가 아니잖냐며 큰 소리 쳐 그 여자를 쫓아보냈다.
이 골프장은 클럽하우스 등 부대시설을 제대로 완성한다면 꽤 괜찮은 골프장이 될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앞서의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 라오스라는 동네는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 이 골프장만 하더라도 클럽하우스는 물론이고 화장실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엄청나게 비싼 요금을 받고 있었다. 물론 골프코스가 잘 정비되어 있고 카트가 최신형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비싼 요금을 요구하는 것은 합당한 요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같으면 무료 시범 라운딩 정도해야 맞다고 생각되는데 말이다.
메콩강변 먹자 카페
저녁에 메콩 강변의 먹자카페로 갔다. 이곳은 메콩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탁트인 전망에 다양한 음식을 곁들여 즐길 수 있어서 두번 째로 찾아왔다. 지난 번보다는 음식이 더 마음에 드는 집을 골랐다.
그런데, 진열되어 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들은 먹을만 했는데, 진열 안된 쇠고기 구이는 도대체 질겨서 먹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사연이 많은 라오라오와 소주를 곁들여 성찬을 했다.
시외버스 예매 실패
호텔로 돌아와 귀국할 것에 대비해서 인천공항에서 마산/창원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기 위해 시외버스표 예매 앱을 열었다. 와이파이 상태가 좋지 않아 왠만한 앱은 잘 열리지는 않고 열리더라도 진행이 수월치 않았다. 그런데 출발지 인천공항을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질 않는다. 인천공항이 인천광역시 영역인지 경기도 영역인지도 헷갈릴 정도다.
다른 문제다 싶어 둘째 아들에게 카톡으로 도움달라고 했다.
아들의 응답은 다음날 아침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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