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보면 팔용산은 마산과 창원을 갈라놓고 있다. 작은 봉우리들이 여럿이 모여 있는 형상인데 창원공단과 자유수출지역이 제법 멀게 느껴지도록 하고 있다. 이곳 중 한 곳에서 반대 쪽으로 간다면 우회를 하든 좌회를 하든 어쨋든 반 바퀴를 돌아야 한다.
팔용산은 높지 않지만 돌탑으로 이미 많은 명성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창원 쪽이나 마산쪽에서 접근하기가 쉬워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위의 지도에서도 나타나지만 산행길 표시가 왼쪽 편에만 치우쳐져 있는 것은 오른쪽이 아직도 군사시설보호지역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창신고등학교 쪽에서 팔용산 정상으로 해서 돌탑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걸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산보하는 기분으로 팔용산이 안고 있는 봉암유원지에 간다.
[참고 : 팔용산 산행기]
마산에는 마산 시민이 자랑해도 될 봉암유원지가 있다.
원래 명칭은 봉암수원지였지만 현재는 수원지 즉 상수도원으로서의 저수지 역할을 더 이상하지 않는, 많은 물을 담고 있으면서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고 무엇보다도 자연을 벗하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 있다.
팔용산 자락에 있어 팔용저수지라 일컫는 사람도 더러 있다.
저수지 댐 아래 있는 안내문부터 먼저 보자.
그러니까 1980년대 초반까지는 이곳의 물이 마산 시민의 집으로 공급되었다는 얘기다.
일요일은 주차하기가 어렵다.
주차공간은 유원지 입구 손씻는 곳(이곳에 음식점들이 많다) 주변의 몇 십대를 댈 수 있는 길가 주차장과 '아름다운 교회' 내부 정도.
문제는 제법 넉넉한 공간을 갖고 있는 아름다운 교회가 주일(일요일)에는 교인 외는 주차 금지라고 한다.
길에서 몇 번을 전후진하고 있자 앞서 길가에 주차해 있던 분이 손짓을 하면서 자리를 비워주어서 겨우 주차를 했다.
봉암북14로 입구에서부터 저수지까지는 1km 남짓. 초입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다.
사람들의 발길과 차량 통행이 많아지면서 이런 일이 생겼겠지. 여기 이렇게 시설을 해놓고 사시는 분은 다른 사람이 이곳에 덩그라니 차를 두고 산으로 내빼고 나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시(詩)가 있는수원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실제로 시를 적어놓은 판자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시를 가려뽑는데 너무 범위가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이 1910~50년대의 옛 시인들 작품이다.
그리고 이런 시판을 보면 늘 내 나름대로의 불만인데, 시를 적어두었으면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같이 마련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길을 걷다가 선걸음에 보고 지나치는 시비는 시의 깊은 맛을 음미하기에는 택도 없다.
골짜기가 갑자기 꽤 협소해지면서 주변의 암벽이 높은 협곡의 모습을 하고 있어 예사롭지가 않다.
어느 안내판에는 수원지라고 하고 여기서는 유원지라고 한다. 갔다와서 내 나름대로 평결하기로는 유원지가 맞다.
아끼고 사랑하자는 의미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인 듯 한데 이곳을 다녀와본 사람은 이 말 자체에 동감하리라 본다. 봉암유원지는 멋지다. 그래서 타지인인 나에게는 정말 부럽다.
삼삼오오 가는 사람 오는 사람들 무리가 제법 많다. 팔용산으로 오르는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고 대부분은 운동화에 일상복을 입은 가벼운 차림들이다.
먼지 터는 시설. 요즘 도심에서 가까운 산행코스에는 거의 어김없이 설치되어 있는데, 공기압축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해서 달갑지만은 않다.
공기압축기가 들어 있는 작은 집에 붙어 있는 이 시설물은 뭘까? 이런 콘크리트 더미가 이 주변에 제법 많다.
이 시설물은 계곡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안내문이 적힌 판이 곱게 순백색으로 페인트칠 되어 있어 내막을 알 수 없었으나 이곳에 가기 전에 살펴보았던 웹페이지 상에는 해병대의 유격훈련 시설이었다는 안내판 사진이 있었다고 한다.(참고 블로그)
협곡이다. 깊이도 깊고 바위도 거의 절벽이다.
협곡 반대 쪽에도 같은 시설물이 보인다.
난간 너머로 협곡을 내려다 봤다. 사진은 평면으로만 보여주어 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다. 사진의 한계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시다. 뜸금없이 가는 길 옆에 불쑥 나타나 눈팅만 하고 가게 한다.
계곡으로 나 있는 샛길이 있다. 저 길로 들어가 본다.
계곡이다. 그런데 물이 별로 없다.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 본다.
고인물이 나타난다. 수량은 많지 않다.
체육시설. 오래된 등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있다.
창원의 자랑이 분명해진다. 저만치 허리 굽혀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
이 분들은 자원봉사를 하고 계신다. 마치 내 밭처럼 잡초를 솎아내며 가꾸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옆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석축을 쌓아 유도하고 있다.
물소리가 졸졸 난다.
다시 계곡 쪽으로 들어가다 횡재를 한다.
이제 거의 저수지 둑에 다왔다. 왼쪽으로 가면 화장실을 거쳐서 계단을 이용해서 둑 위로 올라야 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계단없는 길로 저수지 둑 위로 연결된다.
마로 짠듯한 덮석이 깔려 있어 걷음을 가볍게 한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화장실이고 오른쪽에는 둑 아래에 정자가 보인다.
서림정(署林亭)이란 이름을 가진 정자 옆으로는 분수가 물을 내뿜고 있다.
천혜의 협곡을 가로막아 상당히 많은 물을 가두고 있다. 몇 번의 증축을 통해 둑이 상당히 높다.
오늘의 산보 코스는 저수지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것이다.
둑의 정상부는 사람 둘이 비켜갈 정도. 넓지 않다.
둑의 너비에 비해 수량은 엄청나다.
또 뜬금없이 시비가 나왔다.
이 돌탑은 돌의 조합이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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