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죽지는 오리과의 철새다. 이들을 창원 귀산의 마창대교 근방에서 만났다.
여타의 오리떼와 마찬가지로 수십 혹은 수백 마리가 함께 움직인다. 겨울에만 오는 철새라고 한다.
좀 더 가까이 당겨서 보니 두 종류가 섞여 있다. 머리가 옅은 갈색이고 날개가 흰색을 띠고 있는 개체가 수컷이고, 전체적으로 회색을 띄고 있는 개체는 암컷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수컷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략 6:1 정도 되는 것 같다.(아래 사진에 암컷은 별 표시를 해놓았다. ^^)
이들의 먹이는 주로 수초(물풀)의 잎이나 줄기·열매·수생 무척추동물 등이라고 한다.
이들을 보고 있자니 무리지어 바다 가운데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가 대장인 듯한 녀석의 인도에 의해 물가로 떼지어 와서는 물속으로 자맥질을 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아 수초를 뜯기가 쉬워서일 것 같다. 무리의 맨 앞에는 암컷이 있었다. 소수의 암컷이 다수의 수컷을 이끌고 있는 걸까?
얼마나 열심히 자맥질을 하고 있는지 아래에 덧붙인 동영상을 보라.
이들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자로 혹은 삼각형으로 편대를 이루어 관망하는 자세로 유영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적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정적으로 유영을 하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몇 마리가 날개짓을 하면서 바다로 위로 솟구치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은 1시간 여의 관찰 동안 단 한 번 뿐이었다.
귀산 쪽으로 더 들어가니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해거름이 되면서 바다빛은 붉은 금색으로 변하고, 하루를 부지런히 움직인 새들은 휴식을 취하는 자세거나 마지막 한 입이라도 더 챙길 요량으로 부산을 떨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흰죽지들이 작은 무리를 지어 바다물을 가르고 있었다. 어둠으로 변해가는 물을 헤치고 다니니 마치 이 오리들이 빛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귀산에서 다시 삼귀 쪽으로 나왔다. 오늘 행차의 목적은 마창대교 야경을 담는 것.
마창대교 못 미쳐서 다리 전경을 담으니 고압선과 거대한 전주가 가로막는다.
어쩌랴 그것도 풍경 중 일부이니 걷어내지 못할 바에는 담아두는 편도 괜찮다는 생각에서 셔터를 눌렀다.
마창대교의 조명은 수시로 변한다. 그런데 이 날은 어찌된 셈인지 같은 색으로 잡혔다.
저 상판 위로 왕복 4차선 도로가 놓여있고 수많은 차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교각 앞에 서 있는 사람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높고 큰 다리인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가로등이 예쁘다.
가로등 너머로 마산 시가지가 보인다.
삼귀 해안의 야경이다. 음식점과 찻집이 도로를 따라서 줄을 서 있다.
마산의 고층 아파트도 보인다.
이 풍경을 담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서 귀산에서 바지락칼국수를 먹었다.
바지락을 어찌나 많이 주던지 둘이서 남긴 껍질이 그릇을 가득 채울 정도였다.
생김치도 감칠 맛이라 한 통 사가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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