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은 마창대교 고성 쪽 방면이다.
오후에 별다른 사전 계획없이 카메라를 들고 해넘이를 보러 구산면으로 간다.
현동교차로를 지나 고성 쪽으로 1.5km 정도 가면 원전항/구산 방향을 표시한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원전항 쪽으로 들어서서 4차선 국도를 따라 달리다보면 로봇랜드 못미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내포 교차로가 나온다. 오늘의 목적지는 구산면 장구항. 집에서는 마창대교를 건너는 길로 가면 30분 정도 걸리는 멀지 않은 곳이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노을이 아름다움을 뽐내면 곧잘 가던 곳이다.
아내가 사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선물한 카메라가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아내가 나가는 사진 모임의 지도 교수가 사용하는 카메라와 작동법이 달라 배우는데 애가 쓰인다는 하소연을 몇 번 하더니 결국 교수가 사용하는 기종으로 갈아탔다. 그리고 내가 선물한 기종은 본의 아니게 다시 내 품으로 돌아왔다.
사실 카메라와는 거리를 둔 지가 꽤 오래 되었다. 아마도 DSLR이라는 기종이 나올 무렵부터 손을 뗐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과거 한 20년 동안 다루어봤던 기계식 SLR과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조리개, 셔터, 감도라는 사진 찍기의 3대 요소는 변함이 없지만 이들의 조합법이 예전 기계식과는 많이 복잡해졌다.
오늘은 셔터를 전자식으로 바꾸고 드라이브 모드도 고속으로 설정했다.
새의 감작스런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이 빠른 연속 셔터 덕에 쉬워졌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런 장면도 포착이 되었다. 입에 있는 게 뭘까?
사진은 인물로 시작해서 인물로 다시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실상 사람이 빠진 사진은 사진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이야깃거리가 약해지고, 따라서 감동도 그만큼 얕아진다.
문제는 사진을 찍으러 나서도 사람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배는 있으되 사람이 타고 있지 않고, 뿅뿅다리가 놓여 있긴 한데 오가는 사람이 없다.
멋진 요트가 떠있긴 하지만 역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지나는 갈매기가 있어 연속 촬영을 해서 한 마리 잡았다.
버려진 낡은 닻의 반영을 담아보고,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는 오리도 담아본다.
이 왜가리만큼이나 풍경은 쓸쓸하다.
장구항으로 갔다. 거기는 하나가 되기도 하는 작은 섬 둘이 있고 그 사이로 해가 넘어가는 풍경을 작년에 본 적이 있다. 그것을 기대하고 갔던 것이다.
해넘이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사람이 없어 심심하기는 역시 마찬가지. 어쩌나 눈에 띄는 사람은 이곳에서 생업을 영위하는 사람이 아닌 나같이 해넘이 보러 오는 사람 뿐.
해가 지자 그 반대 쪽에 달이 위치한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이맘때 왔던 것 같다. 그때도 그랬다.
해가 넘어간 후 바다와 산은 잠시 붉은 색 천지가 된다.
상가에 조명이 켜지지만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겨울 바람이 더 매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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