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려면 우선 몇 가지라도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현관에서 거실로 통하는 통로에 쌓아두었던 CD를 정리했다.
이미 라면 박스로 3박스 정도를 정리해서 버리고, 사진의 이것은 2차분이다.
컴퓨터의 저장 매체가 디스켓 5.25인치에서 3.5인치로, 다시 하드디스크, CD, DVD로 이어지다가 이제 보관용으로도 잘 사용되지 않게 된 것이 CD/DVD이다. CD/DVD 드라이버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음반이 턴테이블이 사라지면서 없어졌듯이 말이다.
CD드라이브가 있어도 문제다. 그것에 담긴 내용을 컴퓨터 화면에서 볼 수 없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유는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16비트, 32비트 용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이 지금의 64비트 체제에서는 작동이 안되는거다.
CD가 케이스에 들어있는 채로 분리수거함에 가져갔더니 담당하는 아주머니가 CD는 안된단다. 왜냐니까 수거해가는 분이 무거워서 못들고 간다고 했단다. 헐~!!!
그래서 CD와 케이스를 분리했다. 물론 케이스에 끼워져 있는 CD라벨 종이도 분리했다. 그렇게 정리한 것이 족히 1백 장은 넘어보인다.
공 CD도 몇 백장 나왔다. 더 이상 데이터를 담을 일이 없을 것 같고, 담아두더라도 사라진 비디오 테이프와 같이 내용을 볼 기기가 없을 터이니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다. 구입할 당시에는 꽤나 많은 돈이 들었던 것들인데...
정리하다보니 이런 것도 나왔다.
미니CD이다. 디스켓과 마찬가지로 큰 것은 지름이 5.25인치인데 작은 것은 3.5인치이다.
흔한 5.25인치보다 작은 3.5인치를 손에 넣으면 괜히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귀해서였을 것이다.
컴퓨터 잡지의 미끼상품이다. 잡지를 사면 부록 CD를 줬는데 그 내용은 대체로 간단한 프로그램이나 오락, 음악 같은 컨텐츠였다. 더불어 PC통신 무료 이용권도 줬던 거다.
라벨에 붙은 아이디와 비번을 보니 PC통신사가 이렇게 많았나 싶다. 하이텔, 유니텔은 이용한 기억이 있는데...
다음 차례는 비디오 테이프이다.
남보다 이른 시점에 디지털 캠코더를 구입하여 발로 뛰며 촬영해놓았던 테이프가 제법 많다. VHS 테이프는 10여 년 전 이사할 때 다 버렸는데 DV 테이프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영상을 하드디스크 등 요즘의 매체로 옮길 재간도, 시간도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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