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2020 어느덧 가을은 가고(2)

by 리치샘 2020. 10. 28.

내가 사는 아파트는 조경이 참 잘 되어있다. 사철 색상을 달리하는 수목들이 있어 언제나 눈호강을 한다.
이즈음 가을엔 단풍이 두드러진다. 초록의 상록수와 대비가 되어 노랗고 붉은 색이 더욱 돋보인다.

 

붉은 감 너머로 보름달이 떴다. 팔월 보름보다 구월 보름이 더 크기가 크다고들 했던가?

 

요즘의 대부분 놀이터는 아이들이 없거나 드물다. 다행히도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이렇게 아이들이 많다. 노는 아이들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은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일 듯.  

 

아파트 외곽의 차도 옆 가로수도 색깔이 참 이쁘다.

 

해질녘, 아파트 근처의 주천강 가장자리 작은 공원길을 걷는다. 걸을 때마다 접하는 노을이 신비롭다. 날마다 모양이며 색상이 다르다. 주천강을 따라 주남저수지까지 널다란 들판이 있어 광활한 느낌까지 드는데, 아래 사진의 장소에 노을 전망대라도 높다랗게 만들어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망대 아래쪽에는 무대를 만들어두면, 길 걷다가 종종 만나는 비좁은 그의 차 속에서 트럼펫을 부는 분이 확 트인 공간에서 저 황홀한 노을을 바라보며 멋진 멜로디를 내뿜고, 길가던 사람들이 그 소리를 즐기며 환호하는 장면을 그려본다.

 

주천강 강물은 흐리다. 논이며 연밭을 지나쳐와서 흘러가는 까닭일 거다. 그러나 오염된 물은 아닌 듯하다.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튼실한 물고기 몇 마리 쯤을 낚아가기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을 터.
프랑스 파리의 세느 강이 맑아서 유명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탁한 석회질 물이지만 그 위로 유람선이 뜨고 배를 탄 사람들은 강물보다는 주변의 풍광에 취하기 때문이 아니던가?

 

어제와는 다른 모습의 구름이 해넘이 전경으로 만들어졌다. 자연은 늘 경이로운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주남 새다리 근처의 정자가 노을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전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주남 새다리. 이 바윗돌은 인근의 정병산에서 왔다고 한다.

 

지는 해를 쫓아 서둘러 가 본 주남저수지. 아쉬운 결별 인사를 하듯 산 능선에 걸렸다.

 

집으로 돌아올 때 쯤에는 하늘색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대신 차 불빛이며 가로등이 햇빛을 대신한다. 근래에는 공기가 맑다. 그래서인지 인공 불빛도 깔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