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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2017 미얀마 기행 #13 시티골프클럽, 묘마마켓, 오션슈퍼센터, 필레스토랑

by 리치샘 2017. 1. 25.

2017년 1월 14일, 시티 골프클럽 - 묘마 시장 - 오션 슈퍼 - 호텔 - 필 레스토랑(에뚜조 초대 만찬)


아침, 호텔은 찬 기운과 함께 약간 스산한 느낌이다. 사람이 없다보니 더욱 그러하다.
손님이 없어도 이들 아줌마들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화단을 정리하고 낙엽을 쓸어담고 있다.


애뚜조가 전화를 통해 알려주길 오늘 엡야 골프장이 쉰단다. 토요일인데 쉬다니 이해가 안된다. 쉰다니 쉬는 줄로 알아야지. 시티 골프클럽으로 간다.

시티 골프클럽의 카운터. 아침 최저 기온이 섭씨 15~16도 정도, 지금은 20도 안팎으로 느껴지는 쾌적한 기온인데 이 분은 아주 추운 모양이다. 

모든 기록은 수기 작업이다. 컴퓨터는 아예 없다. 우리처럼 돈 지불하면 락커번호 주고 뭐 그런 절차가 전혀 없다. 그저 돈 주면 영수증 끊어주는데 그걸 들고 홀로 이동하면 되는 것이다.
처음 갔을 때는 달러도 받더니 갑자기 달러 대신 이 나라 돈인 짯을 달라고 한다. 그것도 일반적인 환율인
달러당 1,350짯으로 계산하지 않고, 외국인 그린피는 20불, 1불당 1,400짯으로 계산한 결과값을 계산기로 보여주면서 결재를 요구한다.

한 번은 가진 짯이 없어서 결국 운전기사를 은행에 보내어 환전을 해오게 하고, 환전 차액을 보충해준 일도 있다. 일관성이라는 것도, 손님 위주라는 배려도 없다.


여성 골퍼가 거의 없다보니 레드 티(레이디 티) 박스는 왜소하게 그냥 형식적으로 만들어놓다.


시티골프클럽 이정표를 배경으로 인증샷. 이정표가 있는 곳이 큰 길에서 들어오는 입구이다.


코스 중간에 바나나 등 과일과 로스트볼을 파는 행상이 있다. 하루 종일 몇 개나 팔런지는 모르겠으되 어쨋든 마음 후한 손님 만나 들고 온 저것들이라도 다 팔면 다행이다 싶은데 우리는 이미 과일을 사서 가져온 상태라 그냥 통과다.  


볼을 잃어버릴 확률은 국내 골프장보다는 현저히 낮다. 볼 방향을 추적해주는 볼 캐디가 있고, 페어웨이가 넓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들하고 골프는 제 맘대로 안된다고, 볼은 야금야금 사라진다.
여기서 파는 로스트볼은 1개에 300짯짜리부터 10개에 1만짯까지 다양하다.
내가 잃어버린 공을 내가 다시 살 확률도 있고... 


그늘집은 주말에만 문을 연다. 주중에는 손님이 없어서인지 자물통을 채워놓기 일쑤. 테이블 위에 미리 차려놓은 음식은 먹으면 계산 대상이 된다. 미얀마 비어는 빠질 수 없는 주 메뉴. 


카트 길이 모랫길이다. 정겹지 않은가?
잔디 관리를 잘해서 마치 푹신한 융단같은데 그 위로 걷는 기분도 신나고, 이런 모랫길을 걷는 것도 기분 좋다.


인코스 9번홀, 그린 쪽에서 본 모습.
티샷이 길면 저 계곡으로 빠진다. 티박스로부터 200미터 정도 거리에 있다.


카트없이 걸으면서 하는 골프는 정말 확실한 운동이 된다. 18홀을 마치면 걷기와 더위에 지쳐 파김치가 된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사나흘을 계속하면 걷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게 된다는 것. 물론 다리도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덜 아프다.


골프광 에뚜조가 그의 친구들을 이끌고 오후 늦게 골프장에 나타났다. 그들은 거의 매일 골프장에서 만나는 모양이다. 참 부러운 친구들이다. 그들의 티샷을 지켜보면서 '나이스 샷'을 외쳐준다. 그들도 예상치 못한 갤러리들의 환호에 목례를 보내기도 했다.

나무 가지 가운데 얹어놓은 단지는 미얀마의 아름다운 전통 풍속 중 하나인 음용수가 들어 있는 물단지다. 단지가 비지 않도록 누군가 늘 마실 물을 채워놓는다. 굳이 생수를 사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정도다. 나도 일행들과 함께 저 물단지의 물을 애음했다.


국회의사당 남쪽에 있는 묘마 시장은 다베공 시장 이상의 규모다. 콘크리트 건물로 된 상당히 큰 규모의 상가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을 듯한 이런 행상들도 있다.


호떡 같은 이 음식은 맛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호떡과 같기도 하고 찹쌀떡 같기도 하고, 썰어서 주는데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사탕수숫대를 즉석에서 갈아서 쥬스를 만들어준다. 설탕만큼이나 달콤하다. 하긴 설탕의 원료이니.


과일이 너무 싸서 보이는 족족 몇 봉지씩 샀다.


물건을 배달하는 걸까, 파는 걸까? 차 형태가 재밌다.


이 꼬마 아가씨는 벌써부터 생업에 종사 중이다. 대성을 빌어본다.


과일 가게 코너. 다양한 바나나가 지천으로 걸려있다.


꼬마가 너무 귀엽다.


여기도 물단지가 있다.


묘마 시장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시티골프클럽 입구를 다시 지나친다.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 새로 생긴 오션 슈퍼센터에 들렀다. 미얀마 네피도에서는 가장 크고 최신식 설비를 갖춘 대형 할인점이다.
부대 시설로 미용실, 약국, 음식점(한식 포함), 옷가게, 신발가게, 1000짯샵(일본식 가게), 극장(개장 예정)등이 있다.


한식 전문 식당 허스(Her's), 돼지불고기 백반 1인분 4,000짯. 싸고 맛있었다. 양도 많았다. 처음 갔을 때 얼마나 많은 양을 주는 줄 모르고 각각 1인분씩 시켰다가 다 못먹었다.


슈퍼 안에 진열되어 있는 책 특판대. 여행 안내, 소설 등 몇 가지 종류가 있었고 꼬불꼬불한 미얀마 글자로 인쇄된 것들이었다. 미얀마 글자는 하도 모양이 비슷비슷해서 익혀보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했다. 


5,800짯, 2,800짯짜리 선글래스. 라이방, 구찌 등의 상표가 찍혀 있었는데 짝퉁이 분명하다. 미얀마에서 가장 유명한 대형 슈퍼체인인 오션에서 짝퉁을 판다? 이해가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짝퉁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다.

김 박사는 생애 최초로 자기 돈 주고 선글래스를 샀다고 감개무량해 했다. 뒷날 들은 이야기지만 자면서도 끼고 잤다나 뭐라나. ㅋㅋ


저녁에는 통큰 에뚜조가 저녁 만찬에 우리를 초대해주었다. 네피도에서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인 필(Feel)에서 그는 그의 아들과 딸, 아내 그리고 보모 역할을 하는 여동생까지 대동해서 나왔다.


아들이 알파벳으로 그의 아버지, 어머니, 자기 이름을 적고 있다. 그의 아비는 안 그럴 것 같은데, 엄마가 아이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초등학교 다닌다는 아들은 제법 재롱을 피울 줄 안다.
강남스타일 열연 중!


호텔로 돌아오니 맡긴 빨래가 왔다. 깔끔하게 개어서 정리해온 바구니 위에는 돈이 얹혀 있었다. 전날 내기에서 딴 돈을 바지 뒤호주머니에 넣어둔 채로 빨래를 맡긴 것이다. 그런데 종업원들이 돈이 들어 있더라면서 따로 내게 건네준다. 

사진의 지폐는 그들의 선량함에 감동을 받아 이미 팁으로 몇 장을 건네주고 남은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