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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라오스

2016년 라오스 투어 #9 - 방비엥(2) 짚라인

by 리치샘 2016. 1. 16.

방비엥에서의 놀이 1 - 짚라인

방비엥은 알려진대로 자연을 이용한 놀이의 천국이다. 깎아지른 절벽과 밀림이 어우러진 곳에서는 짚라인이, 쏭강에서는 카약킹과 튜빙, 그리고 물놀이가, 몇 개의 석회암 동굴에서는 동굴 탐험이, 쏭강 지류에서는 다이빙,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 그리고 일대의 장관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열기구 타기 등이 벌어진다.

이곳은 하루 쯤 들렀다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 묻고 쉬면서 치유하는 이른바 힐링의 명소다.

우리 일행은 하루만에 이 모든 놀이를 다 체험해볼 요량으로 덤비기 시작했는데 그 자체가 무의미함을 곧 깨달았다. 주마간산보다는 음미가 필요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현지 투어 가게에 의뢰를 해서 짚라인, 카약킹, 동굴 탐험, 다이빙 이렇게 네 개의 코스를 예약했다. 비용은 아침, 점심 포함 1인당 80불 정도.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샌드위치 노점상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왔다. 노점상이 여럿 있고, 메뉴가 빽빽하니 종류도 많다.

바깥의 노점상에서 샌드위치를 사고, 이 집에서는 쥬스를 시켜 먹었다. 빵이 아주 크고 야채의 양이 많아서 1인당 2개씩 배정된 것을 겨우 다 먹었다.(그런데 이거 먹어두지 않았으면 오늘 체력에 문제가 생길 뻔 했다.)


짚라인을 타기 위해 이동 중이다. 방비엥의 짚라인은 두 군데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가는 곳은 코스가 다른 곳에 비해 긴 곳이다.
이 사람들은 짚라인 타기를 비롯 카약킹 등을 도와줄 안전요원들이다.


마치 요단강을 건너 듯 짚라인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강이 가로막고 있다. 저 뗏목을 타고 건너편으로 건너가야 한다.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런지...


앞 팀이 강을 건너고 있다.



우리가 건널 차례다. 배 두 척 위에 얹은 뗏목에 구멍이 쑹쑹 나 있어 가뜩이나 중심잡기 힘든데 아찔한 느낌이다.


겨우 강을 건너니 찬 맥주와 음료수를 파는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
'얘야 난 지금 네 얼굴이 겨우 눈에 들어올동 말동한데 맥주를 마셔서 어쩌라구?'


들길을 걸어 산으로 접근한다.


의기양양! 호기를 부려본다.



짚라인 출발점으로 가는 길은 아주 가파른 길. 이거야말고 유격이다. 이렇게 기를 빼놓아야 줄을 탈 수 있단 것일거다.



2/3쯤 올랐을까, 기도소가 나온다. 정말 '아이고 살려주이소'하고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다.


드디어 출발점. 나무와 나무를 쇠밧줄로 엮어놓았다. 출발점은 사람 네댓 명이 설 수 있을 만큼의 공간 뿐이다. 자칫하면 서로 밀어 추락할 듯한데 안전 고리를 걸어 불의의 추락에 대비해주고 있었다.


먼저 간 일행이 나의 모습을 담아주었다. 난생 처음으로 타보는, 게다가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두어 번의 코스를 타고 나니 요령이 생기면서 재미가 솔솔 나기 시작한다.



이런 풍경을 즐길 여유도 생기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은가?



짚라인 마지막 코스를 무사히 마치고 승리의 V자를 그렸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게 마지막 코스다.
저 흔들거리는 나무 위 발판에서 어질어질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데 직하하란다.
아래에서 낙하 속도를 조절해주긴 했지만 순간의 실수=추락=대형 사고다.


우리 앞에서 두 여인이 용감하게 짚라인을 타고 있었는데, 얼핏 보기에는 모녀로 보였다. 착지를 하고 난 뒤 모녀 관계냐고 물었더니, 친구란다. 어떤 친구냐니까 여기 방비엥에서 만난 친구란다. 한 사람은 프랑스에서, 한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한다. 그들과의 대화에 빠져 일행의 비류직하 하는 모습을 끝까지 살펴보지 못했다. 난 그런 그들의 여행자 정신이 부러웠다.


산에 오르던 그 길로 되돌아와 멋진 배경을 놓고 포즈를 취해본다.


짚라인이 있던 산을 되돌아본다. 내가 저 중턱을 마치 타잔처럼 누비고 다녔단 말이다.


다음 코스는 카약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