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사서 한 2년 동안 애용했던 테일러메이드 R7 CGB MAX 드라이버가 처절하게 박살이 났다. 헤드면이 갈라졌고, 헤드 윗면이 대지진 난 땅 표면처럼 갈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CGB MAX와 비슷한 시기에 중고로 구입해서 연습용으로 혹은 필드에서 간간이 사용해오던 야마하 인프레스 4.6D 드라이버 역시 헤드면에 미세한 금이 간 것을 발견했다.
테일러메이드 R7 CGB MAX는 10.5도 샤프트 강도 R, 길이 45인치(46인치짜리를 자름), 야마하 인프레스 4.6D 드라이버는 9도, 샤프트 강조 S, 길이 46인치, 이렇게 사양이 제법 다른 것이었다.
테일러 메이드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잘 맞았다. 길이가 짧은 탓에 비거리는 좀 짧았지만 방향성은 참 좋았다. 반면에 야마하는 스크린에서는 도깨비 방망이 짓을 해댔지만 필드에서는 제법 안정적인 샷을 할 수 있었다.
일장일단이 있었는데 어쨋든 동시에 생명을 마치니 우연의 일치 치고는 우울한 장면이다.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무려 3, 4일을 뒤진 끝에 결정한 제품은 바로 이것, 코브라에서 최근에 출시한 앰프 셀 드라이버이다.
선택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드라이버는 소모품이다. 언젠가는 망가진다.
2) 고반발이 아닌 다음에야 비거리는 내 스윙 능력에 달린 것이지 클럽이 좌우하지는 않는다.
3) 아시안 스펙이냐 미국 스펙이냐의 갈등은 없다. 샤프트의 차이인데 내게는 망가진 드라이버에서 나오는 두 가지의 사프트가 있다.
4) 그렇다면 가격이 싸고, 믿을 수 있는 제품(짝퉁이 아닌)이면 된다.
가격으로 치면 테일러메이드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스크린을 쳐본 분을 아시리라, 햐얀 헤드가 가끔씩 오작동을 한다는
사실을!! 테일러메이드의 제품들은 최신형을 제외한 대부분이 백색 머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스크린에서 휘두를 것이라면
테일러메이드 제품은 최신 모델만으로 한정되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R1 이니 SLDR이니 하는 최신형 모델은 가격이 만만찮다.
헤드가 흰색 계통이 아닌 제품을 수색한 끝에 코브라 앰프 셀 모델을 찾아냈다. 보다시피 다음과 같은 4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여기도 흰색에 가까운 회색이 있긴하다.
흰색 등 밝은 색은 시야에 너무 강렬하게 들어오는 단점이 있다. 필드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테일러메이드 R11S가 그렇다. 그래서 수축색 즉 짙은 색을 고르기로 했다. 파랑이냐 빨강이냐를 놓고 고심하다 결국 이 빨강색을 선택했다.
주문에 들어가니 이거 과정이 좀 다르다. 직수입한다면서 통관에 필요한 영문 이름을 넣어라고 나온다.
판매처는 TPGOLF. 그렇다면 배송에도 며칠 더 걸릴 터.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주문을 완료했다.
가격은 카드 할인 혜택을 보태어서 14만 1천원. 직수입 배송인데도 불구하고 배송료는 무료다.
헤드 수리비도 안되는 가격에 새 드라이버를 구입한다.
주문한 그날 밤을 포함해서 배송은 나흘 걸렸다. 예상보다 빠르다. 포장을 뜯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통 싸구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헤드면과 헤드 아래쪽을 보호하는 테이핑이 되어 있고, 포장 상태도 양호했다. 주문서와 안내문이 함께 들어있어 신뢰감도 가고.
연습장으로 가져갔다.
어드레스를 하면서 내려다보는 헤드 부분은 빨강색이 참 아담하다. 그리고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듯하다.
주문한 샤프트는 후지쿠라 FUEL 모델로, 58g 무게에 강도는 S다. R을 선택하고 싶었으나 품절이었다.
그건 어쨋거나 큰 문제는 아니다. 강도가 맞지 않으면 망가진 드라이버에서 빼내어 교체하면 되니까.
헤드면의 반발력은 괜찮은 것 같은데 샤프트가 예상했던 대로 많이 딱딱하다. 야마하의 S보다도 더 센 것 같다.
동봉되어 온 헤드 커버. 특이하게 목 부분이 트여 있다.
로프트 각도를 조절하는 렌치도 따라왔다.
로프트 각도가 9.5도로 설정되어 있다. 동봉된 렌치를 이용하여 10.5도로 수정했다.
그리고 또 하나, 함께 따라온 사용설명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글 그리고 또 한 가지 더 불어인지 스페인어인지로 인쇄된 손바닥만한 책자다.
로프트를 조절할 수 있는 드라이버가 대세다. 이 드라이버 역시 저가임에도 불구하고 로프트를 조절할 수 있다.
로프트에 대한 나의 의견은 그것이 큰 매력거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추어는 어차피 폼이 고정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어느 순간 바뀌게 되어 있다. 폼이 바뀌면 공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 그 폼에 맞게 로프트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일견 타당해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또 다른 답이 있다. 그것은 '로프트를 탓하기 전에 폼을 고쳐라'이다. 가장 바람직한 폼은 당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을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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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지 한 달쯤 된 시점에서 이 제품에 대한 중간 평가를 겸해서 부가해서 몇 자 적어본다.
1. 가격대비 대만족이다.
이 가격에 이 만한 드라이버는 본 적이 없다! 페어웨이 우드보다 더 싼 드라이버다.
2. 직진성이 좋다.
헤드가 직진성을 받쳐주는 것 같다. 핫스팟이 아닌 곳에 공이 맞아도 관용성이 제법 있다.
3. 샤프트의 품질도 가격 대비 만족이다.
결과적으로 푸마가 코브라를 인수하면서 전략적으로 풀고 있는 제품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인데, 어쨋든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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