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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법으로 농사짓은 동생

by 리치샘 2013. 9. 13.

땅의 진실성을 믿고 낙향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 13년, 내 남동생은 마흔이 다되어가도록 땅에서 건진 것은 없습니다. 무수한 피와 땀만 땅에 퍼붓었을 뿐, 얼굴 한 번 활짝 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늘도 땡볕에 온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알아주리라, 꼭 땀의 댓가를 얻고야 말겠다고 벼르던 것이 벌써 강산이 한 번 변하고 두 번 변해가는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름대로는 새로운 영농법을 도입하여 실험과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농정(農政)이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들고, 빚더미와 떠안기는 바람에 한숨만 깊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간 저는 제법 많은 홈페이지들을 만들었지만 정작 동생의 땀을 세상에 알릴 페이지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가 오늘에야 겨우 거친 모습으로 세상에 내놓습니다.

지금 출하하고 있는 토마토는 정말 맛있습니다.

그리고 유기농법으로 지었습니다.

농약을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예전 몇 십년 전에 텃밭에 아무렇게나 심어두었다가 따끈따끈한 햇볕받아 영글은 그 토마토와 똑같은 맛입니다.

한번 찾아와 주십사는 부탁말씀 드리고 싶어서 심야에 몇 자 적었습니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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