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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난감한(?) 이야기

by 리치샘 2013. 9. 13.

요즘 세대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 그제는 정말 별천지의 신세대를 보았다.
장소는 서울 종로 근처.
종로 한 복판의 오래된 호텔(YMCA)에서 저녁 시간 행사(전국ICT연구회연합 세니마)를 마치고 밤 10시경에 근처의 식당으로 향하다가 목격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요즘 세대의 상황은 정말 나 자신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청춘 남녀의 모습 때문이었다.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은 다정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그 정도를 넘어서 행인이 지나다니는 길모통이에서 껴안고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 한 술 더 떠서 아예 입술이 접합(!)되어 있는 모습.

근처 식당의 주차장은 온통 불고기 판이 널려있었고,
바닥은 쓰레기장과 구분이 힘들 정도.

90년대 말에 중국에서 목격했던 모습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2001년 미국에서는 그런 모습을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우리 청춘의 모습이 갑자기 왜 이렇게 노골적이 되어 버렸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모습이 전국으로 퍼져나갈 날이 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미치면서
흔히 하는 말로 '대략 난감'함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그 장소는 불고기 판도, 쓰레기도, 껴안은 청춘도 없었다.

- 2004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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