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뜰 무렵, 아레카 호텔 방에서 내려다본 양곤의 모습은 뽀얀 연무로 덮여 있다. 분주한 양곤의 차들과 사람들이 일으킨 먼지와 찬공기가 섞여 그런 모습을 보이는가 보다.
한국 기업인 이노그룹이 세운 아파트 단지가 내가 묵은 방에서 보였다. 그 뒤로 해가 뜨는 모습은 또다른 장관이다.
양곤 골프장
양곤에는 골프장이 제법 많다. 인근 태국의 방콕만큼은 아니지만 도시 규모에 비해 적지 않는 수의 골프장이 있으며, 대부분은 양곤 공항 주변에 포진해 있다.
인야호수를 기점으로 로얄 밍글라돈GC까지는 차로 약 40분, 양곤, 다곤, YCDC까지는 약 30분, 미얀마GC는 20분, 오클라GC까지는 10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다. 가장 비싼 골프장인 펀라잉도 3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아래 지도에는 표시하지 않았지만 남쪽 탄린 지역에도 두 개의 골프장이 있다. 이들 골프장은 9홀 짜리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골프장은 YCDC 골프장. 양곤 골프장 중에서는 가장 저렴하다. 양곤시 개발협회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일종의 공영 퍼브릭이며, 숙소를 포함한 리조트가 있고, 실버리 코스 18홀과 폰디 코스 18홀로 되어 있다. 이 두 코스는 클럽하우스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 그린피 계산도 별도로 해야 한다. 주중, 주말 구분없이 예약이 불필요하며 줄서서 차례를 기다려 플레이하면 된다. 한국어를 하는 코디가 안내를 해준다.
펀라잉GC는 최고의 페이웨이, 그린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린피 등 경비는 웬만한 국내 골프장과 맞먹는다.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하는 골프장이다.
그외 골프장은 약간의 경비 차이는 있지만 대동소이하며, 주중 가격은 2024년 12월 현재 그린피, 캐디피, 바기(카트), 캐디팁 모두 포함해서 한화로 약 4~5만원 정도이다. 역사가 가장 오래된 양곤GC와 가장 최근에 개장한 다곤GC은 인기가 있는 골프장으로 주말에는 예약이 필요하다.
오클라GC는 이노시티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미얀마GC는 코스 관리가 별로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다.
가장 북쪽의 로얄 밍글라돈 GC 역시 코스 관리 상태는 별로 좋지 않지만 대체로 한가하며, 가성비가 좋다. 인근에 많은 봉제공장으로 채워진 공단이 있으며, 봉제공장의 상당수는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어 이 골프장에서는 한국인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캐디피? 캐디팁?
여기서 동남아 골프여행을 가서 한국인들이 헷갈려하는 캐디피와 캐디팁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가자.
카운트에서 그린피 얼마, 캐디피 얼마, 버기(카트)피 얼마 해서 총 얼마 하는 식으로 계산을 한다. 그리고 플레이를 하고 나면 캐디팁을 별도로 달라고 한다.
아니! 캐디피는 이미 줬는데 뭘 또 달라는거야? 그것도 제법 많이?
이런 상황이 되면 동남아 골프 경비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캐디를 난처하게 하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생긴다.
동남아의 골프장은 우리와는 달리 시스템이 잘 짜여져 있지 않다. 더군다나 캐디의 경우 1백1캐디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캐디들이 백드롭하는 곳에 진을 치고 있다. 더군다나 예약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 캐디는 출근해서 무작정 손님이 오기만을, 그 손님이 자기 손님이 되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다가 손님이 없으면 그날은 공치는 날이 된다. 즉 한푼 수입없이 집으로 가야 하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이 상황을 고려한 비용이 캐디피이다. 일종의 상호부금이라고나 할까? 일없이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캐디들에게 몇 푼이라도 쥐어주기 위해 걷는 돈이 캐디피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캐디피하고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 캐디팁은 뭔가? 이것이 우리나라의 캐디피와 같다고 보면 된다. 즉 동반한 캐디에게 지불하는 수고료인 셈이다. 팁은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 아닌가 하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적어도 동남아 골프에서의 캐디팁은 꼭 줘야 하는 노동에 대한 댓가인 셈이다.
쉐다곤 파고다
양곤에 가면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은 쉐다곤파고다이다. 부처님의 머리카락 8개를 봉안하고 있다는 이 거대한 불탑은 미얀마의 렌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번 방문은 아쉽게도 보수공사를 하느라고 탑 전체를 비계로 둘러싸 그 화려한 외관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머지 부속 건물들은 온전히 개방되고 있었다.
지난 해 만났던 현장 해설사를 이번에 또 만났다. 지난 번에는 친절한 해설과 안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이번엔 1만 짯을 건넸더니 액수가 적단다. 2만 짯도 적단다. 옆에 서 있던 일행의 호주머니까지 빌려서 3만 짯을 주었다. 마치 이미 정해져 있는 금액이라는 듯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태도에 적잖이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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