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여행

2024 가을 여행 7 - 지리산 대원사

by 리치샘 2024. 10. 14.

아침에 창밖으로 내다본 아내가 날씨가 너무 좋다면서 가을 맞이 여행을 다시 나서자고 한다. 처음 목적지는 산청의 덕선서원, 그곳에 오래된 배롱나무가 있다면서 아마도 꽃이 한창일 거라고 했다.
그래서 급작스럽게 여정을 짜면서 가고 오는 길에 있는 두어 군데를 행선지로 끼워넣었다. 산청의 남사예담촌과 대원사. 제일 먼저 당도한 곳이 남사예담촌

점심은 인근 덕산에 있는 갈비 식당에서 떡갈비 정식을 먹었다. 반찬이 남도백반만큼 가짓수가 많았다.
그리고 들린 덕산서원, 배롱나무는 꽃을 다 떨구어버려 서원 한 바퀴 휘돌아보고 나왔다. 덕산서원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 절약(!)으로 대원사로 향했다.
대원사는 단풍 들 때 꼭 가봐라는 지인의 추천이 있었다. 아직은 단풍 철이 아니긴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산책이나 하고 가자는 심정으로 들렀다.

맹세이골 화장실 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곡을 따라난 길을 걸어서 대원사로 향한다.
단풍은 아직 연 노랑 색을 띄고 있다. 계곡 양 기슭으로 많은 단풍나무가 있는 걸로 봐서 단풍철이 되면 무척이나 화려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원사는 역사적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사찰이다. 빨치산 토벌 작전으로 다층석탑 하나 남기고 죄다 불태워 버렸다고 한다. 그러니까 현재의 절은 중건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셈이다. 
그리고 비구니 도량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깔끔했다.  

다층석탑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아담한 월정문
스님의 수행에 방해될까봐 고양이는 조신조신하는 자세다.
대웅전
월정문 쪽에서 본 대원사. 배롱나무 잎이 가을을 타고 있다.
보물로 지정된 다층석탑.
석등 안에 앉은 동자승. 그 뒤로 하트를 그려봤는데...
동자석상. 귀엽다.

연로하신 비구니 스님은 비닐봉지에 초코파이를 몇 개 담아 들고서는 '어린애가 있었는데 어디 갔노?' 하시면서 어려운 지팡이 걸음을 하셨다. 결국에는 보기 더문 아이들 찾아내어서 달콤한 과자를 건네셨다.

대웅전 앞마당 양쪽에는 사람 키 몇 배는 됨직한 파초가 자라고 있다.
오래된 은행나무. 기세가 대단하다.

흔한 기와불사 대신 소원등, 이 또한 산뜻한 생각인 것 같다. 

 

단풍이 들면 대원교 부근에 차를 대고, 대원사 계곡으로 해서 유평마을 쪽으로 계곡을 따라가면 선경 속에 거닐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