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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by 리치샘 2013. 9. 13.

직업 사진 작가인 로버트 킨케이드(Robert Kincaid: 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는 1965년 가을 판 'National Geographic' 잡지에 실을 로즈만과 할리웰 다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에 도착한다.

길을 잃은 그는 잘 정돈된 한 농가파에서 녹색 픽업 트럭을 세우고 길을 묻는다. 남편과 두 아이가 나흘간 일리노이 주의 박람회에 참가하러 떠난 후, 프란체스카 죤슨(Francesca Johnson: 메릴 스트립 분)은 혼자 집에 있다. 그녀에게 다가온 사람은 예의 바른 이방인. 결혼한 지 15년 된 그녀에게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 그녀는 평범한 일상 생활로부터의 특이한 변화를 맞는데....

 

여기까지가 영화 정보 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인데((→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255 ),
실은 영화에 관심이 좀 있는 사람치고 이 영화 안본 사람이 없을 걸로 짐작이 되다.
나이 5학년에 접어들어 다시금 우연찮게 이 영화를 자세히 자세히 볼 기회가 생겨서
사나흘을 두고 목하 이 짧은 '나흘 간의 일탈의 삶' 이야기에 푹 빠지다시피하고 있다.

 

사흘이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는...
수치 상으로는 있을 수 없는,
그러나 있을 법도 한 이야기에 공감을 하는 것은
나도 그만그만 그렇게 살만큼 살았다는 증거일까?

 

영문 대본을 훑어보고, 영문 대본과 한글 번역본을 대조해보면서 눈여겨 봐야 할 일을 만들어
보다보니(사실 최근의 관심사 중에 하나가 영상 제작 쪽이어서...)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뛰어난 재기와 감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명 배우 중 명 배우라고 공인되고 있는 메릴 스트립(→ http://movie.naver.com/movie/bi/pi/basic.nhn?code=1061)의
거의 실제에 가까운 연기에 홀딱 넘어가서
현실과 구분이 모호한 상황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리고보니 서부의 총잽이로 더 어울릴 것 같은 굵은 선의 얼굴 소유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http://movie.naver.com/movie/bi/pi/basic.nhn?code=290 )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남자 주연과 감독을 맡아 
일찌감치 '밀리언 달러 베이비'류의 성한 살람 눈물 짜기 특기를 발휘할 징조를 보인 듯 싶다.

 

격랑 없이, 일정량으로 천천히 흐르는 시냇물과 같은 삶에
4년도 40년도 아닌 단 4일간의 격랑이 다음 생을 기약하는
엄청난 궤도 이탈을 야기하는 이들 삶이
혹 우리네 현재 삶이거나 희망의 삶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근 20년 하던 일을 빼앗기고, 교무실 한 구석에 쳐박힌 지 보름.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한번쯤 뒤돌아볼 수 있는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비가 예감되는 우중충한 창밖 하늘이 따뜻하게 보이는 하는지도 모르겠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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