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olf

골프는 매너다

by 리치샘 2020. 2. 14.

마스터스 대회와 오거스타 골프장을 만든 전설적인 아마추어 골퍼 바비 존스(https://youtu.be/2h-fckcWi2o)는 메이저 대회에서 아무도 보지 않은 곳에 떨어진 공을 치려는 순간 공이 살짝 움직여 그 사실을 대회본부에 알려서 벌타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그는 1타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자진 벌타(?)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은행 강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자랑이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는 골프의 기본이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나아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매너의 경기임을 정립했다.

골프는 신사의 운동이고, 매너의 경기라고들 한다.
요즘은 스크린골프 덕분에 골프에 너무 쉽게 입문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스승으로부터 골프 기술 뿐만 아니라 룰과 매너를 배워 익히지 못하고 필드에 나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들은 대체로 공을 때리는 기술에 집착할 뿐 룰과 매너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매너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플레이하는 사람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거나 말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할 것

공을 치는 방향 쪽에 가 있는 행동은 정말로 위험천만하다. 공은 생각보다 단단해서 거의 돌맹이나 마찬가지다. 맞으면 중상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조심할 일이다. 앞서 있는 그보다 100% 중상을 입는 사람이 또 있다. 바로 샷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시야에 다른 사람이 보이는 순간 마음의 중상을 입어 자기 샷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티 박스에는 한 사람씩 올라가라는 안내문은 안전사고 예방 차원을 넘어 샷을 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라는 뜻이기도 하다.

샷을 할 때 샷하는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앞 팀이 티샷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 떨어져 있어야 한다. 특히 지체가 많은 파3 홀에서 다른 팀의 샷을 가까운 거리에서 구경하고 있거나 말까지 들릴 정도로 떠든다면 골퍼로서의 매너는 빵 점이다.


2. 아너(Honor)를 존중하라

전 홀에서 성적이 제일 좋은 사람이 다음 홀에서 먼저 티샷을 하게 하는 것도 일종의 에티켓이다. 요즘은 경기 진행을 빨리하기 위해 준비된 사람이 먼저 쳐도 되도록 룰이 바뀌긴 했지만 그렇다고 동반자를 무시하면서 진행을 빨리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대부분은 "오너(Owner)가 누구지?"하고 챙겨보기도 하는데 사실은 Owner는 잘못된 단어이고 Honor가 바른 말이다. 즉, 주인이 아니라 영예로운 자라는 의미이다. 좋은 성적에 대한 예우 차원이니 피치못할 사정이 있거나, 아너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먼저 티박스에 들어서는 일은 동반자의 영예를 무시하는 것이다.

3. 컨시드를 주면 얼른 공을 집어들어라

Concede. 우리나라에서는 OK, 외국에서는 Gimme 나 Give 라는 표현도 쓴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경기에서 매치 플레이가 아닌 스트로크 플레이를 할 때도 경기 진행을 빨리하기 위해 혹은 짧은 거리 퍼터 미스에서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방지해주는 차원에서 컨시드(오케이=Ok)를 준다. 그런데 컨시드를 받고도 악착같이 홀컵에 공을 넣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대개 아주 이기적인 사람이다. 다시 말해 컨시드를 주는 상대방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는 사람이다.
컨시드를 주는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못 넣어서 받는 스트레스를 미연에 막아주고자 하는 배려이다. 동시에 컨시드를 주는 사람은 자신의 퍼팅에 방해를 받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다. 퍼팅 라인을 밟는다든지, 홀컵 가장자리를 망가뜨려 홀컵을 맴돌다가 벗어난다든지 하는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아서 얼른 공을 집어들어라는 부탁인 것이다. 컨시드를 주거든 얼른 고맙다는 말을 하고 공을 집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은 컨시드는 본인이 주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가 주는 것이다. 특히 컨시드 거리라고 우기면서 퍼터의 헤드를 홀컵에 끼우고 거리를 재는 행동은 정말로 무식한 짓이다. 컨시드를 강요하는 몰상식에 더해서 홀컵을 망가뜨려 뒤에 오는 모든 플레이를 골탕먹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4. 연습 스윙은 두세 번 정도만!

과도하게 여러 번 연습 스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그러한 행동이 동반자의 경기 리듬을 끊는다는 사실을 인지 못하는 사람이다.
연습 스윙은 두 번, 많아야 세 번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다.
더 황당한 행동은 동반자가 어드레스 동작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채를 휘둘러대는 사람이다. 또한 잔디를 퍽퍽 파면서 연습 스윙을 해서 그 자리를 해저드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도 그러한 부류에 속한다. 이런 행동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탓이다. 내 돈 내고 내 공 치는 데 무슨 참견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골프에 대한 에티켓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은 이런 사람과는 두 번 다시 동반하지 않는다.

5. 플레이는 신중하게, 이동은 빨리 빨리!

붐비는 골프장은 마치 붐비는 차도와 같다.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운전자는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한다.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6~7분 단위로 한 팀씩 출발하는 우리나라의 골프장은 연습장이 아니며 여유롭게 풍류를 즐기는 곳도 아니다.
샷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되, 그외의 동작은 빨라야 한다. 특히 이동은 최대한 빨리해야 샷을 할 때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반성 샷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반성보다는 다음 혹은 현재의 샷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6. 나의 행동을 상대방이 알게 하라

티샷을 하거나 공을 바꿀 때 내가 사용하고 있는 공의 브랜드 이름과 번호를 알려주자. 
오비라인을 벗어난 것인지 안쪽인지 애매할 때는 동반자에게 확인을 부탁하자.
공을 치기 어려운 상황이면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외치고, 드라이버 드 클럽 이내, 홀과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을 하자. 아무 소리 없이 드롭하면 안된다.
내 공인지를 알아본다고 그린 이외의 지역에 있는 공을 손으로 만지면 안된다(2벌타). 꼭 확인이 필요하면 동반자의 동의를 구하자.
동반자와 떨어져 있을 경우 샷을 하기 전에 샷을 한다고 크게 소리쳐 들리게 하자.

그 외 기본 에티켓을 정리해놓은 글이 있어 링크를 걸어둔다. 꼭 읽어보고 신사의 운동인 골프를 고상하게 즐기는 골퍼가 되자.
http://www.golfguid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24

'Golf'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드와 스크린골프의 차이  (0) 2020.05.18
가성비 좋은 골프공, 골프장갑  (0) 2020.05.02
골프 신기록  (0) 2019.11.15
생애 최저타  (0) 2018.12.23
골프장 가는 길  (0) 201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