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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2017 미얀마 기행 #04 핀마나 묘마 시장

by 리치샘 2017. 1. 22.

행정 수도 네피도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은 도시다. 길만 휑하니 뚫려 있을 뿐 걸어다니는 사람 뛰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네피도 인근의 옛 도시 핀마나에 가면 달라진다. 사람 냄새가 진동을 한다. 하루 종일 사람들이 북적대며 뽀얀 먼지를 일으킨다.

점심을 먹으러 들린 곳은 핀마나의 우니손(Unison) 식당. 자체 브랜드의 우유와 요쿠르트를 가지고 있는 걸 보면 꽤나 기반이 단단한 식당으로 보인다.
신도시와 구도시가 연결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구글 지도로 보기)


메뉴는 미얀마식인데, 음식에 나름 식견을 가진 일행 중 한 명이 주방 쪽에 가서 조리하는 것을 살펴보고 추천한 메뉴는 볶음 국수. 애초에는 베트남식, 태국식 쌀 물국수를 상상했는데, 미얀마에는 우리나라의 잔치국수나 베트남 쌀국수류는 찾기가 힘들었다. 대신 볶음 국수와 어탕국수 비슷한 진한 스프국수가 흔했다.

맛은 좋았다. 양파와 채소를 섞은 국물도 괜찮았다. 고수(태국 팍치)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미나리처럼 생긴 것을 살짝 거둬내고 먹으면 된다.  


쌀 전병 같은 이것도 먹을 만했다.



샨 호에서 철길을 건너가면 묘마 시장이 나온다. 네피도 인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시장이 아닌가 싶다.
입구부터 수많은 차와 오토바이들이 부르릉댄다.


노선 버스인 모양이다. 손님이 차야 가는 지, 시간이 되어야 가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 사람들은 이 교통수단이 우리의 노선 버스와 같은 건 확실하다.


과일을 사자고 갔는데, 정말로 과일이 지천이다.
망고를 애타게 찾았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되 유독 망고만 없었다. 사과는 중국 쪽에서 수입한 것이었다.


이 귤 맛은 우리의 귤이나 다름 없었다.


토마토


보기만 해도 침이 도는 신맛 덩어리 라임.


딸기는 품질이 영 좋아보이지 않는다.


생소한 열매, 뿌리들도 많았다.


이것은 양파.


한 통에 700원하는 코코넛. 가게 아가씨에게 잘라 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할 줄 모른단다. 친절하게도 지켜보던 신발가게 아저씨가 와서 잘라준다. 그 옆 집 할머니는 코치를 해주시고...


내 생에 이렇게 흐뭇한 표정을 지은 때가 또 있었던가?


허리통이 통통하게 생긴 바나나는 국내에선 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는 흔하다. 담백한 맛이다.


여성용 악세사리와 화장품을 파는 가게도 있고,


이 근처에서 미얀마 산 위스키를 5,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두 병을 샀다. 이 위스키는 저녁에 호텔에서 수영장 가에서 라면 파티하면서 마셨는데....


골프장에서 맛보았던 '꼬~야' 시식을 다시 시도해보는데... 


쳐다보는 아가씨들의 표정이 호기심에 걱정에... 좀 복잡하다. 


몸 개그를 잘 하시는 신 사장님의 과장된 허느적거림에 아가씨들은 깔깔대고 거의 넘어질 태세다. 동네 사람들 구경거리 생겼다는 듯 모두 시선 집중! 모자 쓴 아저씨, 천막 가게 속 아가씨,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코코넛 코치 할머니, 신발가게 아저씨 등등 관중이 구름(!) 같았다.


나중에는 안절부절을 못했고, 결국에는 샤크 에너지 음료까지 한 캔을 주면서 사태를 무마하려는 순진함을 보여주었다.
아가씨, '쩨주 떼마대'!


새총이다. 이거 장난감인지 아님 생계용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많은 걸보니 잘 팔리는 모양이다.


없는 거 빼고는 다 있는 시장이다. ㅎㅎ


미얀마 여인과 아이들의 썬크림 다나까 나무와 이를 갈아 분말로 만드는 절구.


국산 라면도 원 포장지 그대로 있다.


저녁에 호텔 수영장 가에서 파티를 한다.
핀마나 묘마 시장에서 사온 과일이랑 술을 차리고 라면을 한 냄비 끓였다. 


당연히 과음 분위기다.



김 박사님은 다음 날 바간 행에서 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그 사실을 36시간 이상이 지난 날 아침에 내게 말했다. 그제사 내가 가지고 다니던 정로환을 건넸고.

김 박사님 뭐라고 별명을 붙여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