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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2017 미얀마 기행 #03 엡야 골프클럽 라운드

by 리치샘 2017. 1. 22.

엡야(Yeyp Yar) 골프클럽은 내피도의 랜드마크인 우파타산티 파야와 붙어 있어서 찾기도 쉽고 접근성이 뛰어나다. 본래는 인근의 군인들을 위한 골프장이었다고 하는데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고 있다.
그린피 20$(외국인), 캐디팁 1만짯 정도, 골프백 수레값 2,000짯(수레는 선택 사항인데 선택을 하지 않으면 캐디가 매고 다님. 인간적으로 수레는 차용하는 것이 좋을 둣)

이곳 내피도의 골프장엔 캐디들이 손님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낸다. 손님이 오면 일이 생기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일이 없는 거다. 순번도 있어보인다. 관리자가 있어 누구누구 불러주면 그 아이가 뛰어와서 앞다투어 각자의 백을 챙긴다.


골퍼가 지켜야할 일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놓았다.

모자 챙이 뒷꼭지로 가게 쓰지 말 것.
셔츠를 팬츠 안으로 넣을 것.
골프화를 신을 것.
윗옷은 칼라사 있어야 함.
반바지 착용 불가.


엡야 골프클럽 코스 지도


부겐베리아가 화려한 길을 따라 아웃 코스 1번 홀로 이동 중.


아웃 코스 1번 홀.


잔디는 대부분 떡잔디다. 잎이 매우 굵고 억세며, 진흙에서 잘 자라는 것 같다. 물이라도 뿌려놓으면 클럽이 쿡쿡 박혀 꼭 찰떡 메치는 기분이다.


하늘은 청명.
날씨,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아웃 코스 2번 홀, 오르막 파4, 우파타산티 파고다를 향해 가다 오른 쪽으로 굽어지는 코스다.
3번 홀은 파고다 담장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가는데 볼이 담장 너머로 넘어가면 OB다.


캐디들이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인다.


꽃을 파는 아이들. 이 아이들이 왜 여기 있는 지 모를 일이다. 하여간 생긴 모습들이 천진난만한데다가 몇 푼이라도 돈을 벌려는 아이들의 어머니 가련한 의지가 보여, 천 원짜리 한 장씩 쥐어줬다.


전반 9홀을 마치고 클럽 하우스 옆에 있는 식당에 들렀다. 맥주라도 한잔할 요량으로 가서 여유를 가졌다. 어차피 손님은 우리 일행 밖에 없는 상황.

여기 아이들은 서비스 정신이 워낙 투철해서 맥주를 시키면 꼭 병을 따서 잔에 따라준다. 아예 잔에 부어서 가져다 주는 경우도 있다. 맥주는 따는 맛도 있는데 말이다. 따개를 가져오라고 했더니 이걸 갖다준다. 

기절할 뻔!!

더 기절할 뻔한 장면은 시장에서 이걸 팔고 있더라는 것.


맥주를 가져다 준 젊은 친구 이빨이 예사롭지 않다. 순간 호기심 발동!
꽁야? 라고 물으니 '꼬~야'라고 답한다. 파느냐니까 냉큼 가서 4개를 들고 온다. 몸으로 사용법을 알려준다. 우물우물하다가 삼키지 말고 뱉어란다.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몇 번 만에 쏴아 하니 느낌이 온다. 머리가 핑~! 찡! 물을 뱉으니 진한 빨간색이다. 이거 중독성이 있을 것 같다.

신 사장님이 허느적거린다.
꼬~야 줬던 이 친구 제 빨리 와서 부축을 해준다.


꼬~야 시식 기념 인증샷.


흔해 빠진 과일을 사들고 꼬~야에 취한 상태로 인코스 1번 파5홀로 왔다.


거대한 개미집. 엄청나게 단단하게 지어놓았는데 이것도 골프공한테는 지더라. 정통으로 맞히니 구멍이 뚫리는데 신기한 일은 다음 날이면 완전 원상 복구한다는 사실. 개미떼들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엡야 골프클럽은 이렇게 홀이 인접해 있는 코스가 많다. 뛰따라오는 팀을 건너 편으로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이 골프장은 대체로 홀의 길이가 시티나 로얄 미얀마에 비해 짧아 부담이 적다. 나무가 우거져 있어 그늘이 많은 점도 장점이다. 홀과 홀 사이의 이동 거리도 길지 않다. 대체로 무난하고 편안한 코스다. 떡잔디를 피해 페어웨이를 지킬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