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콩나물 해장국을 먹었다. 호수탕 맞은편인데 처음 간 집이다. 그런데 이게 체한 모양이다. 속이 불편하다. 미식거리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다. 눈을 감고 누우니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 배선생이 올리 사진들에 꼬리를 물고 의미없이 달아놓은 댓글들이 사진과 함께 끊임없이 스크롤된다. 환영이다. 괴롭다.
어제 나사 기둥 위에 덧씌운 인플란트 몸통이 오늘 내내 혀에 걸려 한편으론 불편했지만 근 일년 넘게 없었던 이빨을 다시 찾아간다는 안도감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3시 20분, 해장국에 각성제가 들어간 건지 정신이 말똥말똥하다. 얼마 안남은 머리카락은 왜이리도 자주 가려운지 모를 일이다. 온 몸에 벌레 같은 것이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느낌이다. 속은 뒤틀리고 신물이 올라온다.
괴로움을 잠시라도 딴 곳으로 돌리려고 머리맡에 있던 아이패드를 당겨 켠다.
아이패드로 쓰는 글은 자꾸만 바ㄷ침이 도망을 간다. 가뜩이나 오타가 많은 데다 기계까지 호ㄴ란을 부채질한다.
활명수를 두 병 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 약간 진정이 된다. 출근을 위해 기상해야할 시간까지 1시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