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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혜민스님의 '용서'

by 리치샘 2013. 9. 23.

평범해보이면서도 그렇지! 하면서 무릎을 치게하는 말,
혜안이 번쩍이는 말,
그런 말들을 곧잘 하는 이가 있다.

혜민스님이다.

엊저녁,

아직도 노여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김해에 사는 한 사람을 심야에 찾아가 만났다.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혜민 스님이 대신한 것이 있어 인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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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용서하세요, 나를 위해서

나를 배신하고 떠난 그 사람,
돈 떼어먹고 도망간 그 사람,
사람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것을
나에게 했던 그 사람.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서
정말로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그를 용서하세요.
그가 예쁘서가 절대로 아니고
그가 용서를 받을 만해서가 아니고
'그도 사람이니까....'라는 생각에서가 아니고

내가 살려면 그래야 하니까
그를 잊고 내 삶을 살아야 하니까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그를 용서하세요.

절대로 쉽지는 않겠지만
자꾸 억울한 마음이 들겠지만
지금도 울컥 울컥 올라오겠지만
나만을 생각해보세요.
이게 나에게 좋은지.

그리고 결정하세요.
가슴은 내 머리의 결정을 듣지 않아도
일단 결정을 내리세요.
용서하고 잊겠다고.

그를 그렇게 미워하면서
스스로를 힘들게 햇던
나 자신 또한 용서하겠다고.

그리고 절과 같이 몸을 쓰는 기도를 열심히 하세요.
소리 내어 기도를 열심히 하세요.
내려놓게 해달라고
잊어버리게 해달라고.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놓아져요.
실신할 것 같이 몸부림치다가 놓아져요.
세상 떠나갈 것 같은 통곡 한번 하고 놓아져요.

그건 내가 놓은 것이 아니고
예수님과 부처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이
모든 것을 다시 원만하게 되돌려주신 것이예요.
그분들의 사랑과 자비함을 믿고
지금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나를 위해 용서하세요.

누구를 미워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그 사람을 닮아가요.
마치 며느리가 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도
세월이 지나면 그 시어머니 꼭 닮아가듯.
미워하면 그 대상을 마음 안에 넣어두기 때문에
내 마음 안의 그가 곧 내가 됩니다.
그러니 그를 내 마음의 방에 장기투숙시키지 마시고
빨리 용서한 다음 바로 쫓아내버리세요.

싫어하는 사람을 내 가슴속에 넣어두고 다닐 만큼
그 사람이 가치가 있습니까?
내가 사랑하는 가족, 나를 응원하는 친구만 마음에 넣어두십시오.
싫어가는 사람 넣어두고 다시면 마음병만 얻습니다.

- 혜민스님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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