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여름, 겨울, 겨울. 사계가 이렇게 재편되고 있는 것 같다. 가을을 기다렸지면 반소매 벗자마자 바로 패딩으로 갈아입어야 하는 형국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연의 모습이 가을없이 바로 겨울로 넘어가지는 않고 짧게나마 가을의 멋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경화역공원은 가을의 현란한 색채를 뽐내고 있다.

경화역 축소형 옆으로 세 그루의 큰 나무는 가을이 되면서 삼나무의 푸른빛에서 조금씩 색채를 달리하기 시작한다. 왼쪽이 은행나무, 가운데는 버드나무, 그리고 삼나무.

비가 오고나면 하늘이 쾌청해지면서 진해만 건너편 거제도의 능선들이 수묵화를 그려낸다.

가을 하늘은 다른 계절의 그것보다 구름이 다채롭다. 그 형상이 날마다 다르고, 석양 무렵은 황홀하다.


가을은 사진으로 담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광선이 사물의 명암을 여느 계절보다 뚜렷이 해주기 때문이다.




경화역공원과 내가 사는 아파트 사이의 언덕은 철도청 부지라고 한다. 인근에 사시는 분들은 공공용지라 함부로 경작을 해서는 안된다는 안내 팻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땅에 텃밭을 일구어 파, 배추 등등의 채소를 심는다. 그런데 재작년인가 아래 사진의 땅에는 텃밭 대신에 잔디밭이 조성되었다. 예초기로 잔디를 깎고 있는 분이 있어 길 가장자리의 잡풀들이 통행이 방해가 되니 좀 잘라줄 수 없냐니까 이 분 대답이 '저 공무원이 아니에요.' 하면서 이 잔디는 시간이 날 때 틈틈히 가꾸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공공부지를 예쁘게 가꾸는 그 분의 행위를 어떻게 봐야할 지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멋진 글자까지 새겨놓은 걸 보니 자신만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선의를 심어주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진해 내수면 생태공원은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곱다.





저수지에 살던 오리는 열 마리가 안되었는데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이방에서 온 오리들이 가세해서 스무 마리는 넘어보였다. 이 놈들은 해가 거듭될 수록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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