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다가 창밖을 보니 해거름 풍경이 아주 선명하다. 무더위 끝에 폭우가 내리더니 비가 그치면서 세상만물들이 깨끗해졌다.
가로등이며 건물의 전깃불이 하나둘 씩 들어오는 시간, 해거름이다.
매년 달력을 사서 걸다가 올 연초에는 농협에서 만든 달력을 처남이 하나 구해다 주었다. 매달마다 그림이 바뀌는 달력으로 그림은 원정숙 작가의 작품. 주제는 밥이다. 시골에서 밥을 할 무렵이면 집집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풍경을 그 달의 풍광을 담아서 그린 그림인데 매우 고전적이고 서정적이다.
그림의 채색법이 하도 독특해서 그 무수한 점들을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그려넣었을까를 헤아려보면 경외심이 생길 정도다.
원정숙 작가 작품 보기
지금은 그런 풍경을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겠지만.
비 갠 후라 하늘이 구름 반, 허공 반이다.
시야가 맑다. 불빛이 씻은 듯 깨끗하고, 멀리 거제도 앞산 뒷산의 산자락이 뚜렷하게 보인다.

대죽도 거북선 조명도 선명하다.


서쪽 진해탑 너머로 노을이 설핏 보인다.

창밖으로 눈을 돌리면 들어오는 풍경, 볼 때마다 같은 색채가 거의 없다.
중간에 시야를 방해하는 구조물이나 산이 없는 이 경관을 나는 매일 즐기고 있다.
아주 소소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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