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꽃이 떨어지면 서럽다고 했던가?
아파서 사나흘 누웠다가 일어나보니 꽃이 거의 다 떨어졌다.
이건 분명 서러운 일이다. 가장 영화로운 시기에 그걸을 즐기지 못했으니 말이다.
한창 때와 오늘을 대비시켜 봤다.
의사도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더라. 처음간 병원의 몸살약은 지금 생각해보니 악화만 막았을 뿐, 항생제도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닌 줄도 알았고.
AI에게 증세와 병명을 물어보고, 지도 앱으로 평점 높은 병원을 골라 아내가 실어다 준 두 번째 병원, 그 병원에서 중증 질환도 의심해볼 수 있다는 엄포를 듣고 그래도 며칠 약이나 먹고 보고 큰 병원으로 가든지 하는 생각으로 지어온 그 약 한 봉지가 통증과 불편함을 물리쳐주었다.
다리에 힘이 빠져가는 느낌이 들어 운신을 해야 산다싶어 경화역공원으로 가봤다.
간밤에 엄청남 바람과 비가 있었다. 제법 굵은 가지까지 부려뜨려놓았다.
자갈을 덮어놓은 땅에는 꽃이파리가 뒤덮여 있고.
벚꽃은 산자락에서만 더문더문 보인다.
경화역공원이 동네사람들 편으로 돌아왔나 싶었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말소리를 들어보니 중국어도 태국어도 들린다.
큰맘먹고 기대에 부풀어 왔을 저 외국인 관광객들은 며칠 전의 풍경을 알 리가 없겠지. 그야 그렇겠지만 사진에서 봤을 이 곳의 영화로운 풍경을 찾을 방도가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
* 그단새 - 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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