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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25년 7080 경화동 (2)

by 리치샘 2025. 3. 9.

앞서 포스팅(https://leechee.tistory.com/1855)에 이어서 경화동 이야기를 계속해본다.
이번 페이지에는 폐가 사진이 많다.

인구 감소로 인해 농어촌이 소명해가는 현상에 이어서 도시도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고들 하는데, 경화동이 그런 예가 아닌가 생각된다.

1900년대 들어서면서 일본 제국주의가 진해에 군항을 만들고 그들이 거주할 배후 도시를 만들면서 중원로터리, 북원로터리, 통제부 지역에 살던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킨 곳이 경화동이라고 한다. 그래서 경화동 주택지구는 바둑판식으로 구획정리가 되어 있는 바탕 위에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물론 처음에서는 판자집 혹은 초가집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이후 대한민국 해군의 사령부가 위치하면서 퇴역 군인 및 현역 군인, 그리고 군속들의 가족들 보금자리로 변모하면서 경화동은 아주 세련된 주택지로 변모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더러는 몇몇 주택들이 의기투합해서 소규모의 빌라 형태로 합쳐지고, 또 한편으로는 개축을 통해 당시로서는 최신식의 양옥집으로 탈바꿈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도 있는 법.

개축된 집들 사이로 옛모습을 지키고 있는 집이 있는가하면 아예 집을 허물어버리고 공터로 남은 곳도 제법 있다. 공터는 마을과 인근, 시장보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공용주차장이 되어 있기도 하다. 

이후의 사진들은 양옥집 사이에 끼어 있는 변모하지 못한 집들의 모습이다.

사장통 한 귀퉁이의 떡방앗간. 경화5일장이 열리는 3, 8일에 영업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의 대한민국 추세로 봐서 경화동 주택 지역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는 사람들은 늙어가고 빈집은 늘어가고 있다. 젊은이들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 몰려들고 단독 주택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자주 가는 경화역공원 맞은편의 국밥집이 여기서 출발했나보다. 인터넷 지도에서 찾아보니 전화번호가 그대로다. 


재개발을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있다. 

불종탑 옆 건물에는 재개발 조감도가 그려져 있다. 단독주택들을 다 밀어내고 고층 아파트를 지어놓은 그림이다. 경화시장 인근의 오래된 한 아파트 단지도 재개발 조합 사무실을 차려놓고 있다.
하지만 그 꿈은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3월 분양을 시작한 중앙시장 쪽, 연구단지 인근의 대야지구 대단위 재개발 아파트 단지의 성공 여부가 궁금해진다. 만약 그것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곳도 다시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동백나무로 꾸며놓은 소공원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 탓인지 어느 분의 텃밭으로 변했다.


어떤 이는 과거처럼 골목마다 사람들이 오가고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들이 동네 담벼락을 타고 흐르는 광경을 그리며 그런 시절이 다시 오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화창하지 않다. 소공원에 마련된 사람들의 자리 수십 개엔 단지 한 사람만이 무료함을 달래며 앉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종소리는 아둔한 범생들을 깨운다. 그것이 위급함을 알리는 소리든 깨달음을 재촉하는 소리든 정신을 번쩍들게 하는 것임은 틀림없다. 저 멀리 보이는 십자가도 같은 마음으로 서있는 것이리라.
우리 젊은이들이 자기 중심의 사고에서 깨어나서 미래와 후세를 헤아려보기를 기대해본다. 
소멸은 공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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