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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경화역공원 아침 산책

by 리치샘 2024. 4. 6.

3월 말, 4월 초면 경화역은 모처럼 생기가 돈다. 이 기간을 빼고는 거저 평범한 지역 주민 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온 세상에 널리 알려진 명소임은 분명하다. 이 기간에 한정해서 말이다.
지역 주민인 나에게는 벚꽃 철이 기쁘지 만은 않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주차며, 산책이며, 소음이며 뭐하나 평소의 순조롭고 평화롭던 면은 깡그리 사라진다.

평소의 유유자적함을 느끼려면 이른 아침 혹은 한밤중 외는 마땅한 시간이 없다.
오늘 아침에는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인 비교적 이른 아침에 경화역공원에 가봤다.

공원 서쪽 끝에서 들어설 때는 평소와 다름없는 한적함이 보였다.

경화역공원에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저 기차를 볼 때마다 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기차 박물관도 아닌데 원래의 기차 모습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도 그렇다. 몇 년 째 변함없는 전시물은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외지인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다.
경화역하면 벚꽃 명소 아닌가? 벚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관을 하고 이방인를 자처하고 있는 꼴이다. 벚꽃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문양을 입혀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한데 말이다.

공원 정문 쪽으로 갈 수록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진다.

아하, 그러고 보니 오늘이 주말이구나. 평소 같으면 이른 아침에 정자 혹은 벤치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시선한 아침 공기를 호흡하고 있을 텐데, 이 즈음에는 꽃 구경 온 사람들에게 양보한 듯, 쫓겨난 듯 보이지 않는다.  

벚꽃은 낙화 무렵으로 다가갈수록 분홍빛이 강해진다. 자세히 보니 제법 홍조를 띄고 있고, 더러는 새순이 꽃들을 밀쳐내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CNN이 인정한 한국 대표 관광지 경화역공원! 겨우 일 주일 남짓 사람들이 북적대다가 썰렁하게 변해버리는, 벚꽃이 지고나면 거의 1년 가까이 한국 대표를 내려놓아야 하는 공원.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화역공원을 명품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되었으니 그 약속을 지켜내는 지 꼭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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