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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문학가 김달진 생가와 김달진 문학관

by 리치샘 2017. 5. 15.

내가 태어난 동네는 웅동(熊洞)이다. 곰 웅 자에 동네 동자를 쓰는 곰골인데, 같은 이름의 동네가 창원에 또 있다. 한자도 같다. 더 묘한 것은 나는 그 동네에서 태어난 분의 딸과 결혼했다. 그 분의 결혼 기념일은 음력 9월 14일인데 이 날은 첫딸을 호적에 올린 날이기도 하거니와 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짜이기도 하다. 이런 것을 엮어보면 사람의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다.

내 고향 웅동과 또 다른 웅동을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물론 결혼하고 난 뒤의 바램이고 아내와 같이 3.1만세 운동 기념탑과 학도병 한국전쟁 참전 기념탑 정도만 보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장인의 아버님 묘소가 탑 근처에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가보지는 않았다. 다만 차를 몰고 지나치기만 했을 뿐, 인근의 동네에는 발을 디뎌보지 못했다.

웅동 중에서도 소사마을이 바로 장인이 태어나셨던 동네이고 장인 어른의 조상님들의 터전이었다. 소사 마을은 아내의 발음을 빌려적는다면 소쇄마을이다. 어른들은 그렇게 불렀던 모양이다.

이 동네로 사통팔달 길이 뚫리고 있다. 우선은 진례에서 부산항신항 쪽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민자사업으로 완공되어 개통되었다. 그리고 여기를 기점으로 김해 장유로 이어지는 국도와 부산에서 이곳을 통과해서 웅산 밑둥지를 통과해서 진해 장복터널 쪽으로 이어지는 국도가 건설 중에 있다.

가보고 싶어도 길이 어려워서 가보지 못했던 이 동네는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진영에서 고속도로로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도 아내가 반가와했다. 그래서 이 인근으로 마실을 가다시피 둘러보고 있다.


소사마을은 몇 십 호도 안되는 작은 마을이다. 그나마 여느 소농과 같이 빈집들이 늘어가는 동네. 다행히도 이 동네에는 김달진이라는 명성이 꽤 높은 시인이자 문필가가 태어나고 거처한 곳이라 그 유적들이 보존되고 기념관이 세워져 가볼 만한 동네가 되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달진이라는 분을 주로 불경 혹은 유교 경전을 주역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분야의 그 분의 저서가 제법 된다. 시인으로서 이 분에 대한 인상은 솔직히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새삼스럽게 알게 된 사실은 내 장인 어른이 이 분과 모종의 인연이 있었다는 것과 그로 인해 인생에 대해 다시금 회한을 갖게 되었다는 점.

생가는 원래대로 잘 보존이 된 것 같다. 일단 이 동네에서는 유지였음이 분명하다. 터가 넓고 담장 안에 집이 많다. 곳간이니 광들도 보통 집보다 크고 많다. 


방은 옛집 치고는 상당히 깔끔하다. 이런 구조는 아무 집에서나 가질 수 없는 여유가 배어 있다.  


담장 너머에는 김씨 아저씨 박물관이 있다.


너른 마당 가에는 우물도 덩그렇게 있다.


부엌


안방


뒤주가 있는 마루.


외양간채.
소 여물통과 여물 써는 작두가 보인다.


농기구도 보존되어 있다. 벼논 잡초 제거하는 기구와 써레, 쟁기, 볏가마 등이 새삼스럽다.


머슴들이 거처하던 방으로 보인다.


뒷문은 사립문이다.


안채 뒷쪽 모습


생가 대문 맞은 편에 월하 김달진 선생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새로 지은 건물이다.


문학관 안에는 선생의 연보, 유품과 선생의 작품을 쓴 붓글씨 작품들이 잘 정리되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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