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을 만드는 일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동영상은 압축의 예술이지요. 약간이라도 느슨한 면이 보이면 시청자는 바로 눈을 돌리거나 채널을 바꾸어버릴 정도입니다.
제작자는 그 느슨함을 찾아내어 자르고, 줄이고, 다지는 일을 눈이 빨개지도록 합니다.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힘듭니다. 기기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좋아진만큼 시청자의 눈도 높아져서 화질과 음질이 고도화됩니다.
하늘에서 보는 밀양 시리즈를 만들면서 처음에는 제가 사용하는 가장 좋은 컴퓨터가 학교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구입한 지 4년 정도된 것인데 요즘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4K 혹은 UHD라고 불리는 초고화질(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영상이 편집 프로그램에서 아예 움직이지를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4K로 찍은 영상을 HD로 변환해서 편집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더이상의 컴퓨터 업그레이드는 없다고 작심했던 마음을 허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던 컴퓨터를 폐기하고, 거금 200만원을 들여서 본체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CPU 8개가 한꺼번에 돌아가는 막강한 능력자, 그래픽 카드로 제법 비싼 걸로 넣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 능력자로 10분짜리 4K 영상을 편집(짜르기, 자막 넣기, 배경 음악 삽입 등등)해서 마지막에 한 개의 파일로 만드는 렌더링(Rendering)을 시키면 1시간 반이 걸리는 겁니다. 결국 시간은 단축된 것이 없는 셈이지요.
동영상을 만지작거리면서 늘 이랬습니다.
결과적으로 달라진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이 싸움의 결과를 다음 페이지에 모아두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zi6WtUBH31EHmecIRggxAU1b250c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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