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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과수 심기

by 리치샘 2019. 3. 26.

작년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농업경영체로 등록했다. 정부로부터 농사꾼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볼까 말까 하는 갈등 끝에 퇴직 후 시간적인 여유가 늘어감에 따라 소실거리로 과수를 심어볼 요량을 하게되었다. 농업경영체로 인정 받으면서 이전에 없었던 혜택과 권한을 활용해보자는 뜻도 포함이 되었다.

곰골 마을 앞에 있는 밭, 동생과 함께 몇 년 전에 체리를 식재했었는데 한 30%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접 붙이이기 이전의 잡종 나무로 전락하고 말았다. 살아남은 것들도 올해도 과실을 맺을지 의문일 정도로 여전히 시원찮다.

그나마 왕성한 생명력으로 자라준 두 품종이 있다. 그것은 슈퍼복분자와 아로니아이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아로니아는 의외의 생명력으로 이 토양에 천착해서 제법 많은 열매를 달아낸다. 번식력도 대단해서 장난삼아 꽂아두었던 묘목들이 건장하게 자라나 길목을 차단할 정도다.


어머니가 감당이 안된다고 하시는 복분자다. 유월 중순 이후 뜨거워지기 시작할 무렵에 열매를 따야 하는 데 하루 걸러 따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많은 열매를 맺는다. 새 순들이 금새 제 어미 만한 몸매를 자랑하기도 한다.


우선 아로니아와 슈퍼복분자의 새끼들을 걷어내어 체리가 비워준 자리를 채워넣기로 작정했다. 아로니아는 12주, 복분자는 20주 가량되었다. 어머니의 걱정을 감안해서 다섯 주는 지인에게 분양하고 15주를 옮겨 심었다.

그래도 남은 빈자리는 품종을 다양화하기로 작정했다. 이 토양과 기후가 받아주는 식물이 뭔지 시험도 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무 시장에 가서 2~5그루 씩의 묘목을 사서 2주에 걸쳐 심었다.
어디에 뭘 심었는지 헷갈려 그림으로 표시를 해봤다.  


정리하면 이렇다. 사과대추 5그루, 왕자두 3그루, 호두 2그루, 사과(부사) 3그루, 사과(알프스 오토매) 2그루, 천도북숭아 3그루 등이다. 그래도 남은 공간(별 표시한 부분)에는 포도(거봉 3, 캠벨 2)를 심어볼 작정이다. 

부디 새로 심은 이 녀석들이 다 살아나서 몇 년 안에 소출을 내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손주들의 자연 체험학습장이 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P.S]

4월 5일, 나무 심기에는 다소 늦은 식목일, 포도(킴벨 1, 머루포도 1)와 복숭아(황도 1그루)를 심었다.

기존의 나무들에서는 새싹들이 나오고 있고, 새로 심은 묘목에도 새싹과 꽃이 보인다.


미니사과


천도복숭


사과(부사)


머루 포도


포도(킴벨)


슈퍼복분자


아로니아


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