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는 컴퓨터가 더 재미있다.
예전에 TV를 끄고 책을 읽자는 의미로 TV Off, Book On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학교 곳곳에 스티커를 붙이고, 학생들에게 주입교육을 시키던 때가 있었다.
시작부터 그럴 것이란 예측이었지만 별 효과없이 끝나고 만 캠페인이었다. 아마도 구세대적인 발상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다시 말하면 정보 취득를 책에 의존하던 세대가 TV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에 의존하는 세대에게 강요한 시대착오적인 요구사항이었던 셈이다.
또 한때 컴퓨터를 하기만 하면 공부고 인생이고 다 망친다는 식의 컴퓨터 무익론 내지 해독론을 퍼뜨리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모든 사람들 손에는 들고 다니는 컴퓨터 즉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쥐어져 있다. 그렇듯 세상은 변한다.
다중초점 안경을 걸치고 컴퓨터와 책을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다가 몇 가지 생각이 들어 적어본다.
컴퓨터가 책보다 확실히 더 재미있다.
1) 책은 한 권을 읽는 시간이 꽤 많이 걸리지만, 컴퓨터는 한 섹션(화면)을 보는데 시간의 압박이 없다.
2) 책은 한 권에 하나의 장르가 담겨 있지만, 컴퓨터는 옮겨다니기 나름이지만 장르가 수십, 수백 가지다.
3) 책은 읽는 동안 생각을 정리하여야 하지만, 컴퓨터는 생각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면 된다.
4) 책은 원하는 콘텐츠를 얻으려면 구입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거쳐야 하지만, 컴퓨터는 특히 인터넷 기능을 이용하면 앉은 자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5) 책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컴퓨터는 Ctrl + F키만 누르면 원하는 내용을 찾아낼 수 있다.
6) 책은 정제된 내용들이 대부분이지만, 컴퓨터의 인터넷 정보는 정제되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아 나름대로의 판단 기준으로 걸러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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