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궁두미는 마산 가포의 바닷가 언저리에 붙은 조그마한 동네다. 이 동네는 진해만을 거쳐 마산항으로 들어가는 배들이 지나는 길목인데 자그마한 섬 막개도에 등대가 우뚝 서 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에는 이 등대 뒤로 해가 떠올라 소위 일출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사궁두미(蛇弓頭美)는 '뱀이 활처럼 몸을 두른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뜻으로,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동의 지형이 뱀이 몸을 활처럼 감싸고 있는 형상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구글 AI 검색 결과)

새해가 시작되는 1월 초의 일출 시간은 대략 7시 반 전후.
7시 경에 도착하니 해의 기운은 퍼지고 있었지만 구름이 병풍을 쳐서 구름만 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일출 시간이 지나자 햇빛은 구름 속에서 뛰놀며 현란하고 황홀한 채색을 하고 있었다.

사궁두미 일출 사진의 진가는 둥근 해를 저 등대에 포개거나 머리에 이게 했을 때 나타난다.
그러나 오늘은 해의 모습을 온전한 원형으로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 구름이 훼방을 놓는다.

무리지어 가는 철새 떼가 황금색 하늘을 배경으로 보인다. 사실 육안으로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는데 컴퓨터에 사진을 넣어놓고 자세히 보니 들깨알같이 박혀 있다.

사실 오늘 해는 작년의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신은 사람의 마음에 있듯, 저 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제각각일 터.
이 두 사람은 뭔가 아주 간절한 기원을 해에게 건네고 있는 듯하다.

먼길 갔던 배는 밤을 뚫고 달려와서는 찬란한 햇빛을 받으며 쉼터를 향하고 있다.

사진은 기계가 만들어주는 것이지만 찍는 사람의 욕심이 보태지기도 한다.
360도 회전하는 등대 불빛이 카메라를 향하는 순간을 잡아야 하겠고 동시에 새의 날개짓이 온전한 모양으로 적절한 위치에 담겼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봤는데 이 모두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등대에 켜진 촛불같은 모양을 마지막으로 해돋이 사진은 끝내야 했다.
등대 위로 해가 솟아 하늘로 올라가 버리자 이곳에서의 사진은 더 이상의 흥미거리가 없어져 버렸다.
해돋이를 구경 왔던 사람들도 약속이나 한 듯이 한 순간에 주차장을 빠져 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