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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태국 치앙마이

치앙마이가 변하고 있다

by 리치샘 2015. 2. 4.

은퇴자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랭킹 1위를 유지해오던 치앙마이.

기후 좋고, 물가 싸고, 치안 좋고, 건강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인생의 황혼을 멋지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아름다운 도시가 약간 혼탁하게 변하고 있다.


썽태우를 타고 야시장으로 가다 중간에 한 쌍의 남녀를 태운다. 잠시 눈 검문을 해보니 우리 나라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차림새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일본인과 중국인과는 차림이 다르다. 그리고 일본인이라면 그대로 입을 다물고 있을 것이고 중국인이라면 반드시 뭔가 큰 소리로 떠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버럭 큰 소리로 옆에 앉은 여자에게 말을 건넨다. 중국인이다.

영어로 인사를 건냈다. 영어로 인사가 돌아온다. 그리고 거친 문법으로 이런 저런 말을 한다. 

어디서 왔냐?
- 코리아다.
코리아? 잘 모른다.
- (이런 빌어먹을...) 너희들 옆에 있는 나라 코리아 몰라?
모른다.
- (무식한 놈!) 중국 어디서 왔냐?
항저우에서 왔다.
- 여행사로 왔냐, 아니면 너희들 단독으로 왔냐?
여행사로 왔다. 마사지 받아봤냐?(이 말을 하면서 옆의 여자를 쳐다보며 묘한 웃음을 보낸다)
- 매일 받는다.
매일 받는다고? 나는 어제 받았는데 1시간에 900바트 줬다구.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 매일 마사지한다고?? 핫핫핫!(엄청 큰 웃음소리)
- 뭔 소리하는거야? 우린 1시간에 130바트 주는데??
리얼리?(잠시 그 친구 말문을 닫는다)
- 지금 어디 가는데?
썅클라 간다.
- 썅클라가 아니고 창클란이겠지? 우리도 거기 간다. 나이트 바자에.
우리는 나이트 바자가 아니고 썅클라 간다.
- (이런 감각없는 놈이 있나?) 우린 내린다. 여기가 창클란이다.

그들도 서둘러 내린다. 나이트 바자에 간건지 창클란 거리를 헤매고 다녔는지는 알 바 아니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지만 황당하고 정돈되지 못한 언어와 행동으로 봐서 쉽게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었다. 영어를 못하는지 옆에 별말없이 앉아 있는 여자도 표정으로 봐서는 남자의 수준과 거의 같았다.

해자 안쪽으로 차를 몰고 치앙마이 성의 북서쪽 모서리를 돌아가다가 일부만 간신히 보존되고 있는 벽돌 성벽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옷차림으로 봐서 직관적으로 중국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진 출처>

 
자기 나라도 아닌 남의 나라의 소중한 역사적 유산을 훼손할 자격은 그들에게 절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은 몰지각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중국인들이 치앙마이에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치앙마이가 바뀌고 있단다. 이전에는 여행객의 수로 보면 서양인 > 일본인 > 한국인 > 중국인 > 기타의 순이었는데 올해엔 중국인이 한국인보다 더 많이 눈에 띈다고 한다.

중국 졸부들이 외국에 나가서 해대는 희한한 짓들이 자주 인터넷상에서 회자되고 있는데 엊그제 치앙마이에서도 그런 류의 일이 하나 벌어진 모양이다. 

공항 대기실 의자에 속옷을 널어 말리다니. 우선 링크를 따라서 가보자.

http://www.isstime.co.kr/view/?nid=201502041551595711911


뉴스에도 몇 번 나왔다.


이 외에도 더 있다.



비단 중국인들만의 추태는 아니리라고 생각되지만 유독 중국인이 눈에 많이 띈다는 이야기다.

지금 치앙마이가 그런 중국인들에게 점령당해 가고 있다고 한다. 해서 공해가 베이징 못지 않게 되고 무질서가 점점 더해지고 있단다. 한국 교민들이 3,000명 쯤 되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치앙마이를 떠나 인근 지역이나 이웃 나라로 가버린 사람 수가 500명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청정 도시 치앙마이의 도시 수준이 덜 고상한 쪽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은퇴 후 겨울나기를 계획하고 있는 나로서는 걱정이 안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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