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윤달이 끼어 묘사가 예년보다 1달 이상 늦어졌다. 겨울 찬바람이 제법 매서운 12월 14일에서야 묘사를 지내러 간다.
영취산 능선이 깔끔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앞에 전붓대가 가리고 있었는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없앴다.
묘사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고 종사에 대한 의논을 하기 위해 제실로 갔더니 제실이 바뀌어버렸다.
알루미늄 샤시가 대청마루를 막고 있고, 마당은 온통 콘크리트 투성이다.
상당히 오래된 건물로 이 동네에서는 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젠 더 이상 유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마당에 잡초가 돋고, 그걸 처치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 이렇게 했다고 한다.
동백이니 야자수니 하는 나무들로 깡그리 다 없어지고 백색 시멘트가 마당에 깔렸다.
어느 문중할 것 없이 제실 관리에 어려움들이 많다는 걸 익히 듣고 있다. 세월이 변해 옛날처럼 사람들이 드나들거나 회동하는 집이 아니라 요즘은 그냥 상징적인 의미로만 존재하고 있다. 제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다보니 잡초가 뒤덮히고, 먼지가 쌓여 그것을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현실적인 어려움이야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활용할 일이 점점 더 없어질 이 유물을 콘크리트 더미 속에 집어 넣어버리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어느 문중에서 벌초하기 힘들다고 묘를 콘크리트로 덮어버린 사례와 뭐가 다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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