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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삶의 질 향상과 요리

by 리치샘 2014. 10. 2.

1991~1995년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이규태 칼럼을 엮은 책을 매주 한 번씩 돌아오는 독서감독 시간이면 꺼내들고 한 편씩을 읽는다. 오늘 아침에는 페이지를 넘긴다고 넘긴 것이 '삶의 질'이다.
에리히 프롬의 말로 시작되는 이 글은 그간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던 중산층의 기준과 관련한 내용이 있어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에리히 프롬은 돈이나 지위나 권위를 더 가지려는 소유욕구(To have)는 기본적인 생명유지를 하는 선에서 그치고, 보다 인생을 즐기고 보람과 뜻을 추가하는 존재욕구(To be)를 추구해야 한다고 했단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 중종 때 학자 김정국이 한 의미심장한 말도 인용이 되어 있다.
김정국이 재산을 끌어모으는데 여념이 없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라고 한다.
20여년 동안 어렵사리 했지만 두어 칸 집에 두어 이랑 전답을 갈고, 여름 겨울 가을 입을 두 벌 옷이 있을 뿐이지만 주발 밑바닥에는 항상 남은 밥이 있었다, 다만 없을 수 없는 것은 오직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말이 통하는 벗 한 사람, 햇볕 쪼일 툇마루 하나, 차 달일 화로 하나,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하나, 봄 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면 족하다고 했다.
그야말로 안빈낙도(安貧樂道)다. 단순히 가난함을 즐긴다는 추상적인 개념을 보다 구체화시킨 시대적 가이드라인으로 보여 흥미롭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


이어서 1970년 프랑스 대통령 퐁피두가 국책으로 내건 프랑스 국민의 카르테 드 비 즉, 퀄리티 오보 라이프(Quality of life 삶의 질)는 다음과 같았다.
1주일에 두 번 별식을 해먹고, 주말에는 집 밖에서 지내며, 1년에 한 번 바캉스 나들이를 한다. 그리고 전문가만이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학문 예술을 아마추어들도 할 수 있게 보편화한다.

그 무렵의 영국의 퀄리티 오브 라이프는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자기 집 독자적인 요리 솜씨를 한 가지 이상 지닐 것,
외국어를 한 가지 이상 구사할 것.
유행이나 선동에 둔감할 것,
아이들 응석을 받아주지 말 것,
자기 집 나름의 생활 의례나 양식 한두 가지를 고수할 것,
남의 집 아이들도 꾸짖을 수 있을 것,
남의 주장을 끝까지 들어줄 것.
- 이상 이규태 코너의 '삶의 질' 요약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최근에 한국의 중산층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인터넷 특히 블로그와 SNS에서 많은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 중에는 출처 불명의 내용들도 없지 않았다.

한 신문에 난 기사를 살펴보자.

삼성경제연구소는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산층의 변화와 전망(7월)'에서 평균 가구소득의 50~200%를 중산층으로 봤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1998년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 250만원 이상, 아파트 30평 전세이상, 자가용 소유, 고학력, 일정시간 이상 문화·레저 생활 향유 등의 기준을 사용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오바마 정부 들어 중산층 복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택 소유, 자녀 대학교육, 의료보험, 퇴직연금, 가족휴가 등을 중산층 조건으로 제시했다.
<http://news1.kr/articles/?1469237>

중산층이라 함은 일단 그 기준이 경제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 특히 한국 사회의 경우는 더 그렇다. 1960년대 이후 급격하게 이루어진 공업화, 산업화, 도시화 바람에 삶의 가치가 재화의 축적에 모아지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제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어가면서 삶의 질을 따지는데 있어 경제적인 측면은 어느 정도 확충이 되었다고 본다. 그야말로 질적인 면을 추구해야 한다고 보는데, 앞서 적은 영국인의 삶의 질의 기준이 눈에 띈다.
나 개인적으로는 위의 영국인 7가지 기준을 대략적으로 갖춘 것 같아서 뿌듯하긴 한데 첫번째 항목인 요리를 아내 몫이 아닌 나의 몫으로 돌리면 이건 내가 갖추지 못한 점이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요리 강습을 받기로 결심을 했다.

10월 중순부터 5차례 정도 실습을 한단다.
이런 음식을 다음 달에는 내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기대가 된다.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cocosooj/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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