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멀티미디어연구회 17년을 결산하고 사실상 해단하는 모임을 가졌다.
2014년 2월 28일, 사무실이 있던 밀양 삼문동 제일훼미리 상가와 인접해 있는 한 식당에서다.
이 자리에서 총 23명의 현전 회원들에게 이 패를 제작해서 나누어가졌다.
패를 제작하려는 의도는 애초에 명예회장이었던 하해병 전 교장과 김화곤 선생의 정년 및 명예퇴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는데, 몇 년 전부터 사실상 회의 활동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이번을 계기로 해단의 수순을 밟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정회원으로서 3년 이상 활동한 적이 있는 사람 23명에게 패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결론 짓고 실행하게 된 것이다.
패에는 보는 바와 같이 연혁이 적혀 있다.
한마디로 파란만장한 모임이었다.
정열과 열기가 뭉쳐지면 거의 불가능할 법한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을 만든 모임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최장수한 ICT활용 연구회, 주강사와 보조강사가 함께 연수 강의한 최초의 교사 자생단체 특수분야 연구회,
일선 학교에 교육정보 관련 업무 보조를 위해 전산 보조요원을 교육부 차원에서 배치하도록 정책 건의-실현한 연구회,
전국 최우수 ICT교육연구회, 교육인적자원부 주최 교육현장 수기공모 단체부문 최우수상 수상 등등, 엄청난 이력을 가진 모임.
그러나 이 모임의 끝은 실로 씁쓸했다.
해체 수순에 들어가게 된 결정적 계기는 학교에 있던 연구회 홈페이지 서버를
어느날 갑자기 치우게 한, 우리 연구회 활동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한 교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어느날 갑자기 거두절미라고 연구회 서버를 학교에서 밖으로 가져가라고 했다.
그 이전에 정보화 마인드가 약한 교장이 있을 때에도 서버를 교내에 두는 것에 대하여 양해를 했었다.
그런데 이 교장은 마인드가 제법 있는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명령을 했다.
나는 순간 이 양반의 의도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전격적으로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반드시 언젠가는 이 사실을 기록으로 남길 것을 결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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