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진해항 안개
리치샘
2025. 6. 1. 13:04
진해항에 좀처럼 볼 수 없던 짙은 안개가 장막을 쳤다.
매일 보는 풍경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항상 여남 척의 배가 정박하고 있는데 안개에 가려 한 척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대죽도와 행암 부두의 크레인이 제 키 자랑하 듯 드러나 보일 뿐.
보기 드문 풍경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안개는 살아 움직이고 있다. 건물과 배들을 숨겼다 드러냈다를 반복한다.
진풍경은 오래가지 않았다.
가려졌던 문명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나는 무슨 괴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안개는 잠시 세상을 정제시켜주었다. 그리고 안개가 가시자 세상은 굉음과 분주함이 뒤섞인 일상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