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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대산면 죽동 메타쉐콰이아 길

리치샘 2025. 2. 27. 10:56

담양의 그것에 비하면 운치가 덜하고 가꾸진 아무 것도 없는 길이지만 1km 길이의 이 길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그 나름의 운치는 근처의 주남저수지 철새 떼가 담당한다.
그러니까 철새떼가 머무는 겨울철, 그 중에서도 철새들의 움직임이 왕성한 해뜰 무렵이나 해질 무렵이 가장 운치가 있는 시간대라 할 수 있다.

창원시 대산면 죽동 메타세콰이아길

찻길 가장자리로 안전장치가 설치된 인도가 없다보니 길을 따라 걷는 것조차 위험하다. 더러는 이렇게 길 한복판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매우 조심해야 할 일이다.

잎새가 듬성듬성해진 메타세콰이어 나무, 까지집이 돋보인다.


2월 말, 오후 4시 30분, 해는 아직 서산 위에 걸려 있다. 근처의 주남저수지에 겨울 둥지를 튼 철새들이 인근의 대산들과 낙동강 언저리로 먹이 사냥을 다닌다.


새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는 해질 무렵 추위와 싸운다. 메타세콰이아 나무를 찍고 나면 딱히 사진에 담을 피사체가 없어 농로로 가서 지나가는 차들을 패닝해본다. 


논 한가운데 엄청나게 큰 새가 있어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두루미! 이 큰 새를 가까이서 육안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크기에 비해 겁이 많은 편인 듯, 함께 있던 기러기떼는 꿈쩍 않고 먹이 사냥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놈들은 목을 빼어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공중으로 피난을 떠난다. 인간은 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흑두루미, 실제로 보니 엄청나게 컸다.
이상 흑두루미 비행


사람이 좀더 가까이 가니 그제서야 기러기떼가 피난을 떠난다.

기러기
이상 기러기떼


내가 가장 싫어하는 식물이 바로 이놈 도깨비바늘이다. 
내게 조그만 과수원이 있는데, 이날도 전정를 하러 갔다가 이놈들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고 옷이랑 심지어 양말까지 이들의 끼칠하고 따끔거리는 스킨십을 받아야 했다. 

도깨비바늘


죽동 메타세콰이아길은 철새와의 조화가 압권이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니 그 특유의 붉은 황금색과 메타세콰이아의 실루엣이 비경을 만든다.

 

이곳에서도 약육강식의 생태계 흔적이 보인다. 깃털이 뽑혀져 흩날리고 있고 이런 날개깃도 더러 보인다. 이 새들의 포식한 상위 강자는 어떤 존재일까? 

 

해가 주남저수지 뒷산으로 넘어가고 여기는 황량한 들바람이 매서워진다.
다음의 새벽 풍경을 상상해보며 자리를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