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진액 담그기
매실이 한창이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매실에 발음 성분이 들었느니 어쩌니 하고 보도하는 바람에
매실 농가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매실값이 폭락하고 판매가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10KG 중과 기준으로 1만5천원에서 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퇴직한 친구가 농장에서 땄다면서 매실 사진을 밴드에 올려놨길래 그걸 사서 매실 진액(엑기스란 말을 많이들 쓰는데 이 말은 국적 불명의 말이다)을 담글까 하고 있다가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동생은 청매, 황매를 이야기하며 황매를 담자고 한다.
그러자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황매 구하기가 쉽지 않단다.
상품성이 금방 나빠져 농가에서도 출하시기를 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근본 원인이란다.
꿩 대신 닭이라고 동생이 살구를 담아보자고 한다.
매실에 비해 독성 위험이 덜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살구로 급선회했다.
1차분이다.
사각형 플라스틱 바구니 2바구니 하고 광주리에 담긴 양 2배 정도,
무게는 약 50kg.
바쁜 동생이 시골로 가져와 우선 물에 씼었다.
나머지 일은 내 묷인데 일머리 경험이 많지 않은 나는 물이 빠지고 있는 이 살구를 담그기 시작했다.
바로 설탕 대 살구의 무게 비율 1:1 정도에 맞췄다.
그런데 아내가 얻어온 정보에 의하면 설탕 대 살구의 비율이 1.2 대 1이 적당하다나?
그보다 더 큰 시행착오는 살구 씨를 빼지 않고 담았다는 것.
큰 독에 거의 가득 찰 정도로 양이 많다.
한지로 덮개를 만들고 그 위에 이렇게 표시를 했다.
이 살구는 사흘 뒤 마지막 물량을 담으면서 다시 꺼내 씨빼는 작업을 했다.
돌아오는 길을 아치실 쪽으로 잡았다.
아치실 골짝에는 사과밭이 많이 눈에 띄었다.
서가정의 동양 최대 와불 공사장에는 와불의 가슴 부분까지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명대사 생가지인 고나리까지의 도로 확장 공사는 중산 강변을 따라
산쪽을 깎아내면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