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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햇볕의 강도가 잦아들면서 나뭇잎들은 초록을 잃고 퇴색하고 있다.
아이들 중 몇 명이 만든 흔들 그네. 주변에 생명 잃은 잎들이 수북하다.
노랑색의 표본은 가을 은행잎이 아닐까?
성하(盛夏)로 접어드는 싯점에 온 교정에 향기를 뿜어대던 라일락.
향기가 진 지 오래지만 이젠 잎도 지고 있다.
가을의 대표 주자 단풍. 거센 비바람을 맞지 않은 탓인지 색이 곱다.
탐스런 결실. 저토록 옹골찬 열매들이 모두 새 생명으로 회생한다면 얼마나 장한 일일까.
꽃은 제 생명의 마지막 화장이다.
계절의 순환을 인지하지 못하고 순환의 리듬을 잃어버린 것들도 있다.
어떤 버물림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을 듯한 색들.
먹으라고 준 밥은 안먹고 꽃대강이를 뜯고 있는 저 녀석만큼 팔자 편한 존재도 있을까.
초라해진 형상들.
식물만큼 확실한 윤회를 보여주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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